
말복을 사흘(3일) 앞두고 모델러로서 모델러답게 입추를 준비했습니다.
베란다 스프레이 부스는 아직 후덥지근해서 색칠할 엄두가 안 납니다.
창문형 에어컨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던 중 덜컥! 입추가 와버렸지 뭡니까!

가지고 있던 파일 케이스를 이용해서 각종 취미 모형용 물감을 정리했습니다.
A4 사이즈 파일 케이스는 다이소가 아닌 자주 가는 문구 센터에서 예전에 샀던 물건입니다.
오른쪽에 칸막이가 있는 정리함 두 개만 다이소에서 물감을 수납할 목적으로 추가 구매한 것으로 케이스들 모두 다 국산입니다.
아이디어는 최애 모형 웹진, 아래의 닢ㅍ퍼에서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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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Nippper 사이트의 기사와는 달리 40개가 들어갑니다.
니퍼 사이트에 나온 케이스는 안쪽으로 긴 폭 사이즈가 312mm인데 제가 산 건 304mm입니다.
딱 7.5mm만 더 컸더라면 5개나 더 넣을 수 있었지만 아쉽지 않을 리가 옶잖아욥!!!!!!!!
(오히려 살짝 억울? 한건 국산 가격이 일본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는 정도.)
참고로 닢ㅍ퍼 기사의 A4 파일 케이스는 '와이드'라는 수식어가 붙은 제품이라 일반 A4 케이스보다 큽니다.
5개 더 못 넣어서 아쉽다기보다 빈 공간 때문에 물감 병이 안에서 움직이는 게 더 신경 쓰이긴 하네요.
물론 와이드 A4 파일 케이스는 국내에서도 살 수 있고 깊이는 4cm면 충분하지만, 다만 가격이...
타미야 아크릴 페인트는 인형 색칠보다는 앞으로 에어브러시로 칠할 탱크와 지면 작업을 위한 색, 그리고 현용 항공기, 그러니까 지금 만들고 있는 F-35B에 색칠할 물감 위주로 샀습니다.
미리 생각해 둔 색깔들이라 찔끔찔끔 사진 않았고 재고 보유에 차이가 있어서 쇼핑몰 두 곳에서 주말 할인 찬스랑 가지고 있는 포인트 탈탈 털어서 일괄 구매했습니다.
밀리터리 피겨는 한동안 지금 하고 있듯이 조소냐 기본색 5개와 유화물감을 쓸 예정입니다.

래커는 아카데미과학의 문방구 시리즈 포니를 포함해서 타미야 1/24 혼다 S800이랑 반다이 메카코레 등 고운 입자가 필요한 비교적 작은 스케일의 모형에 에어브러시를 쓸 때를 대비한 물감입니다.
색깔은 하비 재팬 필진인 '이치노헤 히로시 一 戸寛' 작가가 쓰던 색 조합을 참고했습니다.
앞쪽에 따로 보이는 미소녀 피겨 플레시 세트(CS551)는 유명 작가 보메(ポメ) 선생이 소속된 카이요도와 콜라보한 Mr. Hobby의 물감 4종 세트입니다.
보우시(ぼうし/모자) x 메가네(めがね/안경) -> 보메로 불리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검색은 잘 안되네요.
현대 팝아트 씬에서 퐝귀 좀 뀌시는 무라카미 타카시와의 작업으로 만든 등신대 작품들 덕분에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절판된 이분 작품집도 한 권(美少女フィギュアスーパーコレクション BOME作品集) 있는데 이 더위에 단프라 박스 안에 있어서 살짝 미안합니다.

보시다시피 박스 #1에 다 담지 못한 타미야 아크릴 물감 일부 빼고는 클리어 계열 물감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왼쪽 위에 에나멜 시너 두 개는 귀엽고 깜찍한 공병이 필요해서 샀습니다.
물론 공병만이 목적인 과소비는 아니고 나중에 유화물감 희석이나 (핀) 워싱에 쓸 예정입니다.
클리어 물감에 대해
일반적인 피그먼트(안료)계 불투명 도료와는 달리 은폐력이 제로에 가까운 클리어 물감은 염료계 페인트가 가지는 특징을 잘 이용하면 여러모로 쓸모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감산 혼합이라 물감을 섞을수록 어두워지는데, 클리어 물감은 같은 색마저 겹쳐서 뿌리면 색이 짙어지므로 같은 색 계열이든 다른 색상이든 그러데이션이 가능해서,
-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피부 표현 : 피부를 먼저 베이스로 흰색을 칠하고 그 위에 클리어 칼라를 잘 조색해서 겹쳐 칠하면서 부위별 농도를 잘 조절하면 피부톤의 입체감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이때 주로 사용하는 색은 클리어 오렌지, 레드, 옐로, 그리고 약간의 블루!)
- 메탈릭 칼라 표현(1) : 메탈릭 칼라에 클리어 물감을 섞어서 기본색을 만들어 자동차 바디를 칠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메탈릭 블루, 메탈릭 레드 등.)
- 메탈릭 칼라 표현(2) : 기본 메탈릭 색상 위에 클리어 컬러를 덮어 칠하는 방법으로, 예를 들면 은색 바탕에 클리어 옐로와 오렌지를 오버 코팅하듯 칠해서 발색 좋은 금색을 내거나(FSS의 나이트 오브 금 같은! 캐릭터 메카물 색칠에 적절함), 마찬가지로 F1 머신의 엔진이나 오토바이 크롬 머플러 같은 곳에 열에 의한
똥파리색 변화를 표현할 때도 효과가 좋습니다. - 캐릭터 스타킹/타이츠 표현에도 필수!!! : 클리어 블랙 + 클리어 오렌지 (혹은 클리어 브라운)등을 취향?에 맞게!
즉, 클리어 물감은 색을 섞어도 겹쳐서 칠해(뿌려)도 색이 짙어집니다.
셀로판지 겹치듯이 글레이징으로 색을 올리는 거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전에 모형 할 땐 필요성을 전혀 몰라서(무식했어서) 안 쓰던 탑코트류입니다.
광택, 반광, 무광, UV Cut(자외선 차단) 등, 요즘 건프라에서 유행하는 간단 피닛슈를 위한 마감재도 장만했습니다.
물론 자동차 모형에는 필수 코스로 마지막 코팅과 광내기 과정에 꼭 필요하고 밀리터리류에도 데칼 실버링을 없애거나 유화 필터링을 위한 코팅제로도 많이 쓰이고 있죠.
모델 아트 2016년 7월호(#944)에 관련 특집이 실렸다는데, 흠...

여건이 되면 따로 작업 테이블 멋지게 꾸미고 페인트 렉도 장만하겠지만 지금은 있어도 활용도가 높지 않은 관계로 닢ㅍ퍼에서 알려준 방법으로 책꽂이 한 뼘 공간 안에 깔끔하게 프라모델 전용 물감을 싹 정리했습니다.
여름은 조립의 계절이라고 외쳤지만 제대로 색칠 준비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취미는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하고 시작했으니까 마음은 편합니다.
래커는 가이아노츠나 피니셔즈 물감도 탐나긴 하지만 우선은 익숙한 군제(GSI Creos) 래커랑 요즘 트렌드에 편승하기 위해 에어브러시용 아크릴 물감 중 타미야 제품으로 한정했습니다.
조소냐 아크릴 물감도 에어브러싱에 성공하면 좋겠습니다.
아, 서페이서랑 시너류 찍는 걸 깜빡했네요.
[Mr. 피니싱 서페이서] 미스터 하비 래커 서페이서도 공병에 옮기자 - 프라모델 색칠의 선행 작업
오늘 작업 결과물입니다. 타미야 이외 브랜드만 건들면 등장하는 그분이 오늘은 트라이엄프를 타고 출동했습니다. 다 큰 어른이 하는 인형놀이 수준이 뭐 이렇습니다. (아직 덜 컸어, 덜 큰 거야
vivid-memory.tistory.com
모형 관련 포스팅의 통과의례...

물론 병 채로 넣는 건 아니고... 요.
유튜브에 넘치고 넘치는 콘텐츠라지만 나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나름 의미는 있겠죠.
공병에 물감 담는 작업은 필요할 때만 할 생각인데 밀리터리 모형의 경우 스케일 이펙트를 감안한 흰색 사용이 빈번해질 게 예상돼서 연습 삼아 해보려 합니다.
말복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여러 의미로 다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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