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 병따개처럼 자석을 심어 넣었더라면... 하는 쓸데없는 생각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나쁜 상상이라 바로 리뷰 들어갑니다.
GT56 Mr. 캡 오프너 (10mL, 18mL 병 물감 용)
일본 현지 기준 600엔 (VAT 별도)
중국 역사는 잘 모르지만 진시황이 전쟁으로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역량 중 하나는 규격을 통일한 화살에 있다는 얘기가 떠오릅니다.
총으로 치면 소총의 탄 규격을 통일해서 전시 상황에서 생산과 보급 효율을 높였다는 거죠.
(옆에 떨어진 아군 화살은 주어서 쓸 수도 있었겠네요)
화살뿐 아니라 중국 통일 후 제일 먼저 도량형도 통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제(GSI Creos)에서 나온 병 물감 뚜껑이 시기별로 삼단 변신을 했나 봅니다.
- 왼쪽 : 최종 진화형 물감병용으로, Mr. Hobby 로고를 달고 리뉴얼한 래커, 아크릴 병 (사이즈 통일)
- 오른쪽 : 초기에 나왔던 납작한 뚜껑의 수성 물감
- 가운데 : 초기 래커의 날개 달린(凸박규?) 뚜껑
이렇게 세 가지 병 물감 뚜껑에 쓰게끔 나온 오프너입니다.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공장에서 출하한 새 제품 상태에서 뚜껑을 더 닫아보면 의외로 유격이 큽니다.
너무 세게 닫으면 뚜껑이 파손될 수 있으니 자동화 기계에 설정했을 기준과 우리가 생각하는 적정 밀폐도와의 차이만큼 덜 잠갔다고 느끼는 거겠죠.
제품마다 다르지만 제 경우는 대략 평균 15도 에서 심한 경우 45도 정도 더 닫으면 안심됐습니다.
병 물감을 쓰다 보면 잘 안 열려서 고무장갑이나 고무 밴드 찾을 때가 있는데 이런 니즈를 놓칠 제조사가 아닙니다.
군제시절 '凸 모양 뚜껑'이 편하게 열라고 만든 디자인이겠지만 개인적으로 힘들게 열었던 기억이 있어서 납작하게 통일하고 오프너 파는 게 장삿속이란 생각은 안 듭니다.
(아, 뚜껑 원가는 절감되겠지만 새로 팠을 금형비는?)
무려 타미야 아크릴 물감이랑 호환도 되고 납작해진 뚜껑 덕에 물감을 쌓아서 정리하기도 편하잖아요.
타미야나 군제나 유리 물감병은 같은 공장에서 만드는 거 같습니다.
(병 바닥에 마름모 마크가 같아요)
위에 언급한 대로 각 출시 시기별 병에 따라,
- Mr. Hobby 로고가 찍힌 병 물감 & 타미야 아크릴 물감
- Mr. Hobby 로고가 없는 납작한 뚜껑의 군제 병 물감
- 뚜껑 위에 날개?가 있던 옛날의 凸뚜껑 래커
ABS 수지로 만든 렌치형 오프너와 뚜껑이 물리는 느낌이 기분 좋을 정도로 매우 부드러운데, 한 가지 주의점은 이 오프너도 구배각을 준 사출물이다 보니 저 톱니가 지면에 수직이 아니라 아주 살짝 사다리꼴이라 오프너를 거꾸로 쓰면 맞물리지 않는다는 정도입니다.
'아빠가 지렛대의 원리를 알려주마!' 놀이도 가능합니다.
- 이 노란색 플라스틱이 힘점
- 뚜껑이 작용점
- 그리고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게 받침점이란다.
모형이 이렇게 교육적입니다.
뚜껑을 열 때 병을 꽉 잡아주는 미끄럼 방지 보틀 그립입니다. (의외로 필요할 때가 있고 또 편합니다.)
몰랑말캉한 '스틸렌 계열의 엘라스토머 Elastomer' 소재라 병을 꽉 잡아주고 아래 사진에 보면 바닥 가운데에 공기 빠지는 구멍까지 신경 썼습니다, 만, 벗기기가 좀 뻑뻑합니다. (설마 내 거만?)
먼지가 너무 잘 들러붙는 게 맘에 안 들었는데 뻑뻑해서 불편했던 저희 집 샤워기의 유로 전환 핸들에 꽂아 쓰면 찰떡이라 평소엔 욕실에 계십니다. ㅋㅋㅋ
(색깔도 클리어 블루인데 물 만났네요.)
두 개 합쳐서 그램 당 12.5엔이고 국내 유통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160원 정도니까 다이소 생각하면 비싸고 모형으로 보면 나름 적절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Mr. Hobby의 브랜드 메인 칼라랄 수 있는 파랑과 보조 색상인 노랑으로 제품화해서 일관성이 있어 보이네요.
수저통 포스팅에서 아찔하고 영롱한 투명 파란색 뚜껑을 언급했는데, 뭐가 처음이었는지 모르지만 꼬꼬마 때부터 유리구슬, 투명 파랑 자, 투명 파랑 블록 같은 것들이 빛과 제 눈 사이에서 시각적으로 많은 즐거움을 준 기억에 여전히 설렙니다.
뚜껑이 드랍퍼식이나 푸시&팝 방식 등이 아니고서는 손에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줍니다.
물감 네개를 더 살지 아니면 오프너를 사볼까 사이의 정량적 고민보다 나는 뚜껑 여는 데 스트레스받기 싫다는 정성적인 소비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진시황에게 배운 콘셉트의 중요성으로 일관성 있는 블로거를 실천하자.' 되겠습니다.
그런데 당신, 고라파덕 아니냐고?!!
헤어스타일을 바꿔도, 서클 렌즈를 껴도, 양악 조절을 해도 다들 알아볼 텐데...
포켓몬 최강자인 당신도 숨은 모델러였다니. (글이 계속 유치해짐)
~이렇게(멋지게) 늙고 싶은데 기타를 칠 줄 모르네~
~~~ヾ( ̄- ̄ ̄ヾ))) エヘラDヤ (((ノ ̄ ̄- ̄)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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