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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모델 다이어리/도구

[힙한 모형 생활] 프라모델 자작 도구의 매력 - 괜찮아, 완성 못하면 좀 어때

by VM 2021. 7. 26.

▲ 사진 스튜디오가 없어도 당당하게 책상샷!

프라모델 취미가 힙하다고 생각이 들 때는 끝내주는 완성품을 보고 느끼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들이 사용하는 처음 보는 도구들이나 그 작가들이 작업하는 환경에 더 끌리는 편입니다.

(잘 만드니까 프로가 됐고, 프로니까 잘 만들겠죠.)

결과보다 과정이 더 궁금하잖아요.

모델러라면 처음 보는 도구에 눈이 가야 인지상정!

 

 

 

▲ 모형 관련 책을 보면 본능적으로 눈이가는 곳이 있습니다.

잡지사는 카테고리별 정보의 비율을 조절해가면서 조금씩 살짝씩 흘리는 집단 같습니다.

가진 자의 여유랄까.

물타기를 아~~~ 쥬~~~ 잘하죠.

 

 

 

▲ 당연히 완성작품도 훌륭하고 좋지만, 신경쓰이는 관심사는 이런 것들이죠.

그들만 쓰는 특별해 보이는 도구들.

괜히 가지고 싶고, 뭔가 있어 보이고, 저걸 가지면 더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고.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에 이렇게 만들었지롱 하는 과정으로 답하는 게 바로 잡지의 무기인 겁니다.

 

상품화된 것들이야 예전과 다르게 온라인에서 바로 검색되고 맘만 먹으면 직구도 가능한 세상입니다.

상업성 있다 싶은 제품은 선수들이 재빠르게 수입도 하고 어디선가는 좀 더 저렴하게 유사상품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모형용으로 따로 제품화되지 않은, 직접 자작한 도구나 다른 분야에서 쓰는 전문 도구를 본인의 아이디어로 모형에 사용하는 툴들을 보고 나면 은근 신경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포스팅은 수전증을 보완하기 위해 직접 만들어 본 색칠용 손잡이Painting Handle와 스탠드입니다.

 

 

 

#1번 타자

▲ 사이즈가 좀 작지만... 반사적으로 K2 가늠쇠울이 떠오르는 군필 직장인 아저씨!

인형, 특히 작은 얼굴만 따로 칠할 때 사용하는 색칠용 지그입니다.

일반적인 페인팅 핸들과는 달리 둥글게 가드를 올려서 색칠 이외의 접촉을 방어합니다.

1/35 피겨 전신을 칠하기에는 작다 보니 아래에 등장할 6번 타자를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 만드는 거, 어렵지 않아요.

레시피는,

  1. 도어가드 : 다이소 1,000원
  2. 코드 락 / (스프링) 토글 스토퍼

다이소에서 파는 도어가드는 고무라기에는 딱딱하고 플라스틱 치고는 말랑한, 정확하게는 TPR 소재라고 합니다.

딱딱한 플라스틱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생각보다 먼지가 덜 들러붙어서 다행입니다.

등산용 의류에 많이 쓰이는 코드 락Cord Lock을 잘만 응용하면 다양한 도구를 만들 수 있겠네요.

(저도 겨울 재킷 허리끈에 달린 걸로 만들었습니다.)

 

 

 

아래 TGIF란 곳에서 만든 제품을 보고 응용한 도구로 위에 잡지 사진에도 보입니다.

TGIF 피겨 색칠용 지그 @ 미니어처 파크

 

ミニチュア・パーク [ヒストリカルフィギュア/ミリタリーフィギュア/ファンタジーフィギュア]

 

miniature-park.com

나무 소재라 환경호르몬 같은 위험요소가 없어서 좋은데 넘 비싸요. ㅠ_ㅠ

 

 

 

#2번 타자

▲ 사용 예시. 왼쪽부터 드릴날/이쑤시개/자석 임플란트(?)

핀바이스나 코르크 병마개를 이용하는 모델러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어 봤습니다.

즉, 두 가지를 섞은 콘셉트입니다.

쥐기 편한 사이즈에 키리스 척Keyless Chuck은 콜렛Collet 교환 같은 번거로움 없이 부품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죠.

(야무치와 시트 사이에는 작은 네오디뮴 자석으로 탈부착할 수 있게 했습니다.)

 

 

 

▲ 주황색은 못참죠.

오렌지색 바디는 아카데미의 역작! 파마스의 탐스러운 소염기에서 스카우트했습니다.

색깔도 모양도 예쁘게 잘 뽑았네요.

저 파츠만 따로 사고 싶습니다.

(쓸데없이 궁금한 건 아카데미 홈페이지 전동건 메뉴엔 파마스가 안 보입니다.)

 

 

 

▲ 얼개. 심지어 접착제LESS.

레시피는,

  1. 모형에 적합한 사이즈의 핀 척 Pin Chuck
  2. 파마스 소염기
  3. 네오디뮴 자석... 은 옵션이라 없어도 됩니다.

녹색 고무 커버가 소염기의 홈에 고정되도록 치수에 맞게 잘랐더니 결합하면 나름 완성도가 높습니다.

옵션으로 파는 소염기로 파마스의 자존심은 지켜줬습니다.

그냥 저 영롱한 주황색에 당한 케이스 입죠.

 

노파심에 이런 작은 자석은 어린아이들, 특히 아기들이 삼키지 못하게 주의를 요합니다!!! (매우 중요)

 

 

 

▲ 앞광고, 뒷광고 아니구요. 당연히 핀바이스로도 쓸 수 있습니다.

사무용품점에서 파는 마그넷 중에 저는 이 제품이 제일 좋습니다.

특히 네오디뮴 자석의 극성을 일관되게 출고하고 있어 뭔가 잘 관리하는 공장이란 인상을 줍니다.

모형에 자석 심기를 즐기는 편이고 이때 위아래 극성을 정하는 기준은 이 제품입니다.

 

 

 

▲ 소염기 아래에는 네오디뮴 자석을 넣었습니다.

메카코레에 들어있는 야무치의 엉덩이와 시트에 자석을 심었어서 위 사진처럼 자석 위에 고정할 수 있는 것이죠.

왼쪽의 녹색 실리콘 커버가 자석을 감싸고 있어서 일반적인 제품과 다릅니다.

'자석에 실리콘 커버를 씌워 접촉면을 손상시키지 않습니다.'

 

 

 

#3번 타자

▲ 사진 색깔 맞추는 건 너무 어려워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도구들 중에는 모형에 응용하기 좋은 게 많습니다.

미술은 말할 것도 없고 목공, PCB, 카메라, 요리, 시계, 미용, 실험실, 의료...

도구라는 게 일정 부분은 범용성이 있으니까 모형용으로 산 도구라도 잘 찾아보면 당연히 일상생활에 쓰임이 있습니다.

 

모르면 모르고 지나가는 거 꼭 알 필욘 없지만, 한번 알게 되고 두 번 써 보면 판단이 섭니다.

물건엔 다 쓰임이 있다는 인생공부도 합니다.

 

 

 

▲ 자립이 안되는 바람에 자석 대신 이번엔 레고

레시피는,

  1. 시계 크라운 튜브 삽입/리무버
  2. 레고 (없어도 됨)

손에 쇠 냄새 배는 걸 싫어하지만, 스뎅은 다릅니다.

남자는 스뎅이죠.

스뎅이 아녔으면 안 썼습니다.

 

전에는 연필꽂이에 넣고 썼는데 다른 물건들과 간섭이 생겨서 집에 돌아다니는 가정용 대인지뢰, 레고를 응용했습니다.

스터드로 인한 가벼운 환 공포증을 줄여보려 흰색으로 골랐습니다.

세워서 고정할 수 있다는 안정감에 이 정도 환 공포는 버틸만합니다.

 

 

 

▲ 쓸데없이 도구 많은거 자랑하냐고 힐난은 마시길. 모형이 아니더라도 눈에 띄는 곳에 두면 다 쓸곳이 생깁니다요.

이렇게 손잡이가 부러진 것들의 손잡이가 되기도 합니다.

도구를 위한, 도구의 도구도 됩니다.

몸통이 길어서 자립이 안 되는 게 단점이었지만, 이렇게 쓰면 또 쓰임의 진가가 빛납니다.

 

 

 

#4번 타자

▲ 공개하기 아까워서 공개하는,

이번엔 카메라 액세서리를 이용한 모형 색칠 스탠드 겸 핸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16년에 작성된 제작 기사RP Toolz에서 나온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아쉽게도 헝가리 회사 RP Toolz 본사 쇼핑몰은 지금 열리지 않네요.

(응답하라! Peter Horvath.)

 

 

 

▲ 자석군은 이렇게 오늘도 열일합니다.

돌리고 조이고 꼽고 빼고 하는 마찰식 고정은 힙하지 않아요.

맥세이프가 왜 다시 부활하겠습니까.

'척! 하면 척!'인 겁니다

 

 

 

▲ 그런데 치즈바는 안힙하게 돌려서 고정합니다.

레시피는 초 간단합니다.

  1. 삼각대 : 다이소 3,000원
  2. 치즈바 : 카메라 액세서리로 필요에 맞게 적당한 사이즈면 됩니다
  3. 네오디뮴 자석 (구경 Φ5mm, Φ8mm, Φ10mm)

 

끝!

한쪽면은 자석 대신 쇠 디스크 같이 뭐라도 자석에 붙는 것을 쓰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겠습니다.

 

 

 

▲ 자석 힘이 좋아서 하나면 됩니다.

불안하면 하나 더 쓰셔도 되고요!

자석은 종류가 많으니까 본인 성향에 맞는 세기의 가우스를 고르면 되겠습니다.

작아도 자성이 강한 네오디뮴 자석만 쓰고 있는데, 요 녀석을 심을 때는 극성 방향을 일관성 있게 맞춰주면 좋겠죠.

 

 

 

▲ 저는 하나만 사지 않습니다.

갑자기 누굴 줄 수도 있잖아요.

진정한 마니아의 자격은 나눔에 있다고 배웠습니다.

만들 탱크도 더 있고 색칠 준비가 덜 되어서 조립만 하고 있습니다.

 

모델러에게 여름은 조립의 계절인 겁니다.

 

 

 

▲ 역시 열일하는 자석군!

가벼운 경전차는 자석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대신 자석을 뺄 때 모형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정도로 힘이 쎈 녀석입니다.

전차장의 두 팔목과 해치Hatch 옆에 걸터앉은 전차병의 둔부에도 자석을 심었습니다.

 

 

 

▲ 모형을 올려놓을 베이스 크기에 따라 콘셉트가 바뀝니다.

좀 더 넓은 치즈바!

폭이 넓은 차량도 있으니까요.

카메라용 액세서리는 범용으로 쓰이는 나사 사이즈가 크게 두 가지로 각각 1/4", 3/8"입니다.

 

힌지에 자석이 붙네요.

생각지도 못한 기능은 기분 좋은 선물 같습니다.

맨 자석이 노출되는 걸 꺼리시는 분은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서 모형에 스크레치도 방지할 수 있겠습니다.

 

 

 

▲ 퀵 릴리즈 어댑터를 달아서 폼도 내 봤습니다.

물론 폼만 잡지 않습니다.

다른 핸들에 옮겨야 할 경우 퀵 릴리즈를 사용하면 나사를 돌리고 빼고 다시 돌리고 고정하고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힙해야 하니까요.

 

 

 

▲ 이 삼각대 스탠드는 개인기도 있습니다.

헤드 기울기는 약 100도 정도 조절됩니다.

힌지에 뽀인뜨 칼라를 넣은 이유는 바로 틸팅 각도를 12 스텝으로 조절하는 릴리즈 버튼이기 때문입니다.

릴리즈 버튼 위로 마그넷이 붙는 이유가 버튼 안에 철제 부품이 들어있서겠죠.

 

볼 조인트 고정식은 뭔가 불편하고 신경 쓰인다는 제 성향에 따악입니다.

 

 

 

▲ 이제 각도 조절도 가능하니까 편하게 자세를 잡고 색칠하면 됩니다.

바닥 기준으로 수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즉, 한때 유행어였던 '가로본능' 자세도 가능한 거죠.

요즘 수성 물감이 대세라 동양화 붓으로 색칠하는 상상을 찍어봤습니다.

 

 

 

#5번 타자

▲ 이전 포스팅에서 이걸 빼먹었습니다.

시타델 페인팅 핸들은 1/4인치 나사보다 살짝 작지만, 이렇게 카메라 액세서리랑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야무치도 마이티 마우스의 시트도 모두 자석을 심어서 이렇게 잘 붙어있는데 붓칠 정도는 버틸 힘은 됩니다.

탱크 에어브러싱 할 때도 요긴하겠습니다.

 

여분이 있으면 클램프를 빼고 퀵 릴리즈 어댑터를 부착하고 상시 대기하는 것도 좋겠죠.

 

 

 

#6번 타자

▲ 회심의 일격!

최애 아이템.

걸이만 있으면 벽에도 걸어 둘 수 있습니다.

작업 중에 누가 찾아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책상 위에 '툭'하고 놔도 안심입니다.

 

위에 핸들들은 다 외부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이것만큼은 제 오리지널이라 애착을 가지고 마구마구 쓰고 있습니다.

(잠깐, 아까 환 공포증이라고...?)

 

 

 

▲ 역시 하나만 사지 않은 일관성있는 나란 남자!

이것도 레시피는 초 간단,

  1. 모래 삽 : 이케아 루르비그 IKEA LURVIG
  2. 소형 바이스
  3. 다이얼 노브Knob
  4. 볼륨 다이얼 스위치 모듈

바이스를 회전 반경이 나오도록 자르고 삽과 다이얼 노브에 구멍 좀 뚫어준 다음에 작은 나사와 볼트로 조립하면 끝!

 

  어, 작년엔 이 가격 아녔는데, 그사이에 100원 올랐나?  

 

LURVIG 루르비그 모래삽 - IKEA

LURVIG 루르비그 모래삽. 개와 고양이도 한집에 사는 가족의 일원이죠. LURVIG/루르비그 시리즈에는 반려동물이 사람과 함께 즐겁게 지낼 때 필요한 것, 바라는 것이 대부분 마련되어 있습니다.

www.ikea.com

 

 

 

▲ 핵심 부품.

볼륨 스위치 온on 할 때 그 딸깍 거리는 질감을 색칠하면서 느끼는 특권(시그널)!

 

 

 

▲ 돌돌돌돌돌돌 딸깍! 아, 언질러워(어지러워)

물론 이렇게 360도 회전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360도 회전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죠.

만들면 되니까요.

 

볼륨 스위치 모듈을 사용했는데 쟤는 재보니까 대략 310도 정도 회전합니다.

 

 

 

▲ 쩝...

 

 

 

완구랑 게임 콘솔을 퓨! 전! 하는 상상했던 기억도 있어서...

▲ 빵야~~~? 빵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