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의 0.5mm 클러치 샤프를 닥터. 그립에 이식했습니다.
클러치 슬리브와 샤프 선단을 제공한 무인양품의 샤프도 Dr. Grip의 흔들식 메커니즘을 보기 좋게 살려서 이식했으니 버리는 거 없이 서로 등가교환 윈-윈 했습니다.
(샤프 두 개는 대충 영화 한 편 가격이라 개운한 기분으로 동시상영 영화를 본 느낌이 이런 게 아닐지 싶습니다. 동시상영을 본 적이 없다 보니... 어떤 재미가 있었을지 궁금은 하네요)
눈썰미 좋으신 분은 예전 포스팅에서 '이게 뭐지?' 하신 분이 계셨을 수도 있습니다.
개조 작업은 지난 2월 23일에 마친 과거형입니다.
반년 넘게 아무 문제 없이 주력 사프로 잘 쓰고 있어서 성능이나 내구성은 검증했다고 봅니다.
단순히 튜닝하는 재미에 더해 내가 원하는 컨셉을 구현했다는 것에 매우 매우 만족 만족하고 있습니다.
샤프 개조 성공을 자축하는 기분으로 풍악을 먼저 올립니다
기분 좋을 땐 좋아서 듣고,
별로일 때는 기분 전환하려고 듣고,
오늘은 오블완 마감의 긴장감을 풀어보자고 틀었습니다. 크하하
본체는 기존에 쓰고 있던 '닥터. 그립 풀 블랙'이고요.
이식할 클러치 샤프 선단은 무인양품의 '마지막 1mm까지 쓸 수 있는 샤프펜 · 0.5mm'입니다.
상품 코드는 '4549738960447'인데, 우리나라 매장이나 쇼핑몰에 없어서 일마존에서 직구했습니다.
포스팅하는 현재 기준 품절이지만 재입고를 바라는 마음에 제품 정보를 남겨놓습니다
고백하자면 제 블로그에서 샤프 관련 포스팅이 제일 인기가 좋고요
심장이 두근두근 뛰죠.
갓 핸드 유리 매트가 AT 필드로 보입니다.
(덤벼라 샤도 0.5!)
두 제품이 기능적으로 허용하는 상한선과 하한선 사이에 빈 곳을 어떻게 채울 수 있는지, 혹은 어디를 비울지를 파악하는 게 관건입니다.
배럴에 직접 마킹해도 되지만 이렇게 마스킹 테이프를 쓸 수 있다는 S3XY함은 모델러라 가능합니다.
실수는 경험이 되고 성공은 기쁨이 되는 작업에 후진기어는 없습니다.
여기까진 익숙한 심호흡입니다.
무인양품 제품의 심통을 샤프 선단부에 고정하는 원통형 하얀 커플링 부품(A, 아래 사진 참조) 이식을 위해 오른쪽 부분을 날립니다.
(날린 부품이 잘 놀다 복귀하면 무인양품 샤프의 배럴에 연결해서 닥터. 그립의 선단부 연결에 사용합니다 ㅋ)
플라스틱 재질은 제품 본사 홈페이지나 쇼핑몰에 정보가 안 적혀있어도 이런 경우 거의 ABS일 가능성이 커서 접착제는 순접을 선호합니다.
붙어야 하는 부품 양쪽 모두 ABS가 확실하면 모형용으로 나온 ABS 전용 접착제를 써 봤는데 신뢰할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무인양품 샤프의 선단, 클러치 슬리브, 심통을 고정하는 파이프 모양 커플러(A)를 닥터. 그립에 고정하기 위한 플라스틱 파이프 형태의 부품, (B)를 사진에 보이는 거처럼 열풍기로 가열해서 양쪽 구경에 맞게 완만한 깔때기 모양을 만들고 조립하면 됩니다.
(모형용 폴리스타이렌 파이프라 ABS보다는 스트레스에 약할 거 같긴 합니다. 심지어 열처리로 혹사당해서 더더욱...)
손재주가 좋았으면 '커플러(B)'랑 '노란 마스킹 테이프 스페이서'를 선반 가공한 금속 부품으로 내구성을 확보했을 겁니다.
Dr. 그립 특유의 2중 실리콘 손잡이를 구성하는 안쪽의 좀 더 부드러운 직선형 실리콘 튜브는 샤프 선단의 수나사가 침투(?)한 만큼 잘라줘야 하고 튜브형 실리콘의 지름에 맞게 노란 마스킹 테이프를 스페이서 삼아 감아주면 손에 닿는 실리콘 그립이 완벽하진 않아도 최대한 핏을 살려서 조립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마스킹테이프를 감아서 만든 스페이서의 지름은 안쪽 실리콘이 기준이고 테이프 폭만큼 포기한(잘라낸) 내부 실리콘 레이어가 그립감을 해칠 정도는 아닙니다.
대신 샤프를 쓰면서 실리콘 손잡이가 밀리는 일 없이 자리를 잘 잡아주는 게 이번 개조에서 최고의 핵심 디자인이 됩니다.
작업의 화룡점정은 역시 저 실리콘 손잡이를 마지막에 끼우는 작업이고 주의점이 있다면 두 실리콘끼리 마찰로 인해 안쪽 실리콘이 안에서 말려 올라갈 수 있다는 거, 그리고 꽤나 중요한 작업인 '샤프심 통 길이(C!)'는 원래 Dr. 그립에 맞게 잘 보고 잘라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1mm 정도 여유 있게 길게 자른 다음 맞춰 나갔습니다)
요즘 샤프 개조하기 딱 좋은 날씨쥬?! 영화 한 편 가격으로 극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퍼포먼스가 붸뤼 굿이라 몇 개 더 만들고 싶어집니다.
(요즘 닥터 그립 풀-블랙 가격도 많이 내렸겠다 우선 식구 수대로 만드는 건 통과 의례겠즤요?!)
심이 클러치에 밀리는 일 없이 짱짱하게 잡아주고 샤프 선단은 디자인적으로 무광택 금속 질감이 기존의 검은색 순정부품을 칙칙해 보이게 하는 매직에 기분이 좋습니다.
0.2/0.3mm 샤프를 좋아해서 '오렌즈 x Dr. 그립'을 시도해 볼까 슬슬 누가 건드리네요. (누가? 누가!)
세기말 뮤직비디오 특유의 비비드한 색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당시 잡지 사진에도 많이 쓰던 스타일이고요.
디지털 시대의 혜택은 늦게 누리기 시작한 편이라 얼리 버드 어답터처럼 소비한 건 아니지만, 뭐 이젠 다 지난 시점에서 보자니 선착순 놀이가 무의미해 보입니다.
(복고풍을 느끼는 데 필요한 건 기억이지 당시의 순위가 아닌지라)
'블랙 아이드 피스'의 'Boom Boom Pow'에 가사 없다고 어쩌고 했다지만,
이 노래만 하려고요. ㅋㅋㅋ
'A-ha' 삼촌 노래를 올리려다 떠오른 스위스의 유쾌한 YELLO 삼촌의 슬랩스틱, Oh Yeah가 분위기에 맞습니다.
포스팅 덕분에 요 샤프는 앞으로 쓸 때마다 오늘 노래가 자동 재생될 듯한 기분입니다!
♬ That's the way, uh-huh, uh-huh. I like it, uh-huh, uh-hu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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