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책상 크기에 비례한다네...'
큰아이와 방을 바꾸면서 책상은 남기고 짐만 옮겨 쓰기로 한 건 와이프가 TV에서 들었다는 한마디 덕분입니다.
책상 깊이가 전보다 10cm 좁아진 저는 공간 활용이 레티나 디스플레이 급으로 촘촘해지고 있습죠.
(그렇다고 제 꿈이 줄어든 건 아니고, 오히려 인지저하 예방에 좋다는 누가? 누가그래? 잔머리를 더 굴리게 됩니다.)
지난 번에 이어서... #13411 아카데미과학 1/72 M1126 스트라이커
컴퓨터로 그리 대단한 일을 하지는 않아서 랩탑만 쓰기 시작한 지 대충 17년 (정확히는 2005년 가을부터) 정도 되어갑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PC게임을 안 해요.)
사진의 나무로 된 모니터 받침대 위에 'ㄷ'자 형태의 랩탑 거치대를 놓아야 본체 스크린님이 눈높이를 맞춰주셔서 키보드를 수납하라고 있던 공간이 알파로 생겼습니다.
좁아진 공간을 모형 생활과 공유하고 확장하기 위해 산 쟁반은 가루가 많이 나온다 싶은 작업에 잘 꺼내쓰고 있습니다.
(작업용 쟁반은 테두리가 턱이 낮고, 기분 좋게 수납되는 사이즈에, 물로 씻기 편한 플라스틱이라 청소마저 편해졌습니다.)
바퀴를 제외한 부품 아홉 개만 더 붙이면 조립은 끝입니다.
(Aㅏ, 안테나...)
만들면서 살짝 신경도 쓰이기도 해서 같은 스케일로 나온 타사 제품(트럼페터나 드래곤제품들)을 검색해보면 확실히 아카데미 제품이 더 좋습니다.
타이어만 빼고요. 후후후 (고놈 차암...)
내부 재현형 제품이 아닌 경우 인테리어 색상을 고증에 맞춰 칠하기보다 맘(눈) 편하게 저먼 그레이 같은 어두운 계열로 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케일 모형을 만들면서 고증에서 해방되는 순간, 색칠하기 전에 마구마구 가지고 놀자 유전자의 반응속도가 빨라집니다.
이쯤 되면 하세가와 그라운드 크루세트랑 스케일도 같은 1/72라 '인형을 활용해볼까?' 하고 재밌는 상상을 더해보죠.
M2 브라우닝은 자석을 심어서 착탈할 수 있습니다.
Ø1mm X 0.5mm 자석 네 개(기총에 두 개, 마운트에 두 개)를 썼더니 가지고 놀기 적당하게 '찹찹' 잘 감깁니다.
자석은 노출시키지 않는게 철칙!!! 이었으나 이번엔 실패했습니다. (흑... 겔포스...)
막혀있는 'ㄷ'자 모양 고리(왼쪽 빨간색 화살표)는 사진처럼 뚫어줍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차체 오른쪽에 다섯 개, 왼쪽 후방에 한 개 더 있습니다.
한 부품으로 사출되어 막혀있는 브라우닝 기관총의 손잡이Spade Grip도 뚫어줍니다.
그렇다고 오류를 수정... 은 브라우닝 기관총을 착탈하면서 가지고 노느라 안 했고(사진의 오른쪽 수정본은 포샵 편집이지 키트를 손본 건 아닙니다), 대신에 기관총 마운트에는 0.3mm 스뎅 와이어를 쓸데없이 심어서 상하로, 차체랑 연결되는 축에는 공예용 핀과 황동 파이프로 좌우로도 회전하게 했습니다.
(찍은 사진이 망해서 우선은 글로만... 대신 박스 그림은 참고가 될 정도로 정확한 비율로 그렸습니다.)
저세상 개조를 보여주시는 어느 해외 모델러의 경우 1/72 스케일마저 발연탄 발사기를 황동 파이프 등으로 실물처럼 만드시던데, 저는 11자로 나란히 몰딩 된 키트 부품(4 x M6 연막탄 발사기)을 V자 형태로 살짝 벌려주기만 했습니다.
(실패해도 같은 부품이 여분으로 4개가 더 있으므로 해볼 만한 시도입니다.)
왼쪽(키트 상태)처럼 탄 케이스로부터 송탄 거리가 멀면(빨간 화살표) 급탄 중 오류 발생률이 늘어날 거 같긴 합니다.
어찌보면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이런겁니다.
'고객님, 제조사를 믿으셔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고증은 개발자에게 맡기시고, 모델러는 그저 설명서대로 만들기만 하십시오.'
・・・・・・
오른쪽 분대장Squad Leader용 해치 축이 앞 포스팅에 언급했듯이 살짝 뒤틀린 게 보입니다.
뭐 이런 게 따로 필요하냐 싶지만, 원형 리벳 뿐 아니라 육각 볼트/너트마저 요로코롬 만들어서 써보면 확실히 좋습니다.
늘인 런너를 얇게 썰어서 쓸 수도 있으나 의외로 납작한 두께를 균일하게 자른다는 게 한석봉 어머니의 후손이 아닌지라 쉽지 않아요.
평소 가성비의 다it소를 찬양한다지만, 그렇다고 항상 가성비만 외칠 수는 없는 게 또 모형 취미죠.
지난번 홈런볼에 이어 이번에는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쵸코볼에 들어있는 갈색 트레이를 이용했습니다.
정작 트레이 테두리가 홈런볼의 그것보다 두꺼워서 어쩌나 싶었는데 진공 성형하면서 늘어났을 바닥 부분을 써보니...
오... 역시 얇아요... 그리고 굳이 이걸 쓴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서 하얀 프라판 (홈런볼 트레이)이 두껍기도 하고 같은 색으로 동심원을 그리는 凸몰드를 추가하려니 작업이 빡씰 거 같아 포기하려다 시도한 도전?인데, 색이 다르니까 의도대로 추가 몰드의 센터를 잡기가 수월했습니다.
고증보다는 이렇게 만들어보는 게 재미도 있고, 한 번 해보면 나중에 어딘가 써먹을 키트도 생기겠지 싶었는데 결과는 사진처럼 나와줘서 만족합니다.
기성품 플라 페이퍼가 다양한 색깔로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언젠가 또 써먹을 만한 꼼수가 생겼습니다.
렌지 후드만 쓰면 집진 효율이 떨어져서 시작된 고민을 아홉 달이나 숙성시켰다는, 한 게으른 모델러의 고해성사입니다.
스프레이 부스로 쓴답시고 무턱대고 수납함부터 산지 한참 되었으나 다음 작업으로 쉽게 손이 안 가기도 했지만, 애초에 단프라 박스를 이용하려던 첫 단추도 작업을 늦추는 데 한몫했습니다.
(최근 이사 때 써본 '단프라'라는 소재에 꽂혀서 이리저리 궁리하다 막상 스프레이 부스로 써보려니, 가공하기가 까다롭고 모서리가 날카로워 쓰기도 위험해 보이는 게 무엇보다 미관상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 만들기 좋은 훌륭한 자작 포스팅이나 동영상의 유혹도 많았는데, 예전에 MDF 박스와 시로코팬을 이용한 환풍기를 만들어 썼던 이력에 뭔가 저만의 그것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공기역학 같은 건 잘 모르지만, GSI Creos에서 나온 스프레이 부스에 쓰인 '다공多孔 종이 패널(정식 명칭을 몰라서...)'을 처음 보고 필터와 오염된 공기 사이에는 꼭 이런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습니다.
뭐랄까 안료의 분진을 일차로 필터링해주면서 공기 흐름도 교통정리가 될 듯한 기분이 듭니다.
플라스틱 컨테이너랑 스크레쳐의 조합, 여기까지 진행은 일사천리였으나 큰 숙제를 해결했다는 만족감 때문이었는지 고민은 멈추고 또 차일피일 흐지부지되던 차에...
쐐기형으로 공기를 모아줄 가드 후보로는 박스 종이부터 아크릴 판까지 여러 소재를 생각했는데 PP필름으로 하니까 부스랑 재질도 같고 깔맞춤도 한방에 해결이 됩니다.
이사 때 산 조립식 단프라 박스를 고정하는 (마치 자동차 인테리어에 트림 고정하는 클립처럼 생긴) 버튼 모양 클립들이 여분으로 남은 게 있어서 사진(하얀색 바둑돌? ㅋ)처럼 PP필름을 박스에 고정하는 데 써봤습니다.
그런데 꼭 풀어야할 다음 과제는 레인지 후드, 즉 환풍 모터가 달려있는 유닛과의 연결입니다.
스크레쳐와 수납함 배기구 사이는 우드락을 스페이서 삼아 스크레쳐가 거리를 두고 잘 고정되도록 재단하고, 공기가 새는 곳이 없도록 우드락과 바디 사이의 틈을 예쁘게보다는 꼼꼼하게 실리콘으로 막아줍니다.
서클 커터로 뚫은 다이소의 수납 컨테이너 바닥과 밀폐용기 사이 또한 사진처럼 투명한 실리콘 실란트로 고정/밀폐합니다.
여기가지 완성한 스프레이 부스와 연결할 주방용 레인지 후드의 모터 유닛에는 밀폐용기 '뚜껑'이 달려있다는 이야기는 다음에...
글을 쓰면서 예전 포스팅을 참고하는데, 이런! 아카데미과학 홈페이지가 리뉴얼 중입니다.
보안에 취약하다는 기존의 http 프로토콜에서 https로 바뀌거나 쇼핑몰 기능이 추가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각 페이지 주소도 바뀐 덕에 제 글에 아카데미과학 제품 페이지를 향한 링크들이 다 무용지물이 되었네요.
티스토리는 이미지 캡션에 쓰인 특수문자나 스페이스바로 띄운 공간에 HTML코드가 노출되는 오류?도 보이고... 이런걸 다 보수하자니 귀찮아지는 연휴입니다.
귀찮을 땐 역시 노래로 분위기 전환을.
이틀 사이 비도 왔고, 화창한 햇살과 선선한 공기에 어울린다고 혼자 박박 우기며 듣는 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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