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물감을 유리 공병에 다 옮겼습니다!
공기와 닿아 유화물감이 굳을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윈튼Winsor & Newton 유화물감을 타미야 23mL 공병에 옮겨 담는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미리 사둔 유화물감이 없었다면 신한 유화 물감 중 필요한 색상 몇 가지는 필구였을 겁니다.)
튜브 물감을 쓰는 이유가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서 물감이 마르는 것을 막고, 휴대가 간편해서 야외에서도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이긴 하나, 뚜껑 열고 닫고 짜고 닦고 뚜껑 갈라지면 답 없는 등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보금자리를 새로 마련해 주기로 했습니다.
까짓 거 굳기 전에 다 쓰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유화물감을 튜브에서 유리병으로 옮기는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정리 없는 모형은 불가능하기에 정리는 모형을 하기 위한 필요조건인 거죠.
PET 재질에 PVC가 아닙니다! (매우 중요!!!) 3mm 두께가 보여주는 시각적 튼튼함이 믿음직한 다용도 수납함입니다.
다이소에 모형 관련 매대 기획해보라면 잘할 수 있을 듯한 근자감이 갑자기 뿜 뿜 솟아오릅니다.
조소냐 아크릴 물감으로 인형 색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이미 가지고 있는 유화물감을 어떻게든 써야 했어서 큰맘 먹고 이런 모양새로 유화 물감을 세팅해버렸습니다.
요즘 유행 따라 아크릴 물감 비중을 좀 더 높여볼까 싶기도 했는데 이미 타미야 아크릴 물감이랑 미스터 하비 래커를 질러놓은 상황이라 이 정도면 과분하지요.
마침 사이즈도 아쉬움 없이 딱 맞아서 기분은 좋습니다.
유화물감의 기름성분이 공기와 화학적으로 반응해서 중합하면 굳게 되고, 한 번 굳은 유화물감은 재활용이 안되므로 유리병에 옮겨 쓰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감 위로 공기랑 닿지 않도록 (냄새 적은 신너, 그러니까 무취 보조제 같은 거로) 기름막을 옅게 올려놓아볼까도 했는데, 그러면 에나멜이랑 다를게 뭐 있나 싶기도 하고, 물감을 다 옮기고도 생각이 많아지는 걸 보면 예전에 모형을 만들면서 반복했던 삽질의 관성이 많이 쌓였나 봅니다.
물감 굳는 거 신경 안 쓰고 재미있게, 열심히 쓰기로 하고 마음을 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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