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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늘은 어린이날] 옛날 수제 장난감 기억 소환 - 모여라 꿈동산

by VM 2021. 5. 5.

문방구에서 팔던 장난감도 좋았지만 이 집 저 집 다 있는 학알이나 종이학처럼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도 많았다.

 

철사 구부려서 만든 고무줄 총이나, 신문지 접어서 만든 총이랑 총집.

허공에 휘둘러서 소리 내는 바람총도 자주 가지고 놀았고, 놀러 간 집에 솜씨 좋은 분이라도 계셨는지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연발 고무줄총을 봤을 땐 감히! 손이 가질 않아 소심하게 눈으로만 한참 만져본 기억이 있다.

 

장난감과는 거리가 멀지만 썬SUN 담뱃갑을 삼각형으로 접은걸 둥글게 이어서 각종 화분이나 재떨이 받침대로 쓰는 집도 많았는데 그리워서! 구글 해봐도 이미지 검색이 안된다.

기억엔 있지만 구글이 담지 못한 영역에 고여있을지 모른다는 호기심 때문에 옛날 콘텐츠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기억을 확인하고 싶은 거인 지도 모르겠다.

(그럼 결국 제자린가?)

 

글 쓰다 기억나는 건 가을 운동회가 끝나고 버려진 튼튼한 대나무로 활을 만든 적이 있는데, 손가락 두개 반 두께의 굵은 댓살을 스카치 테이프로 길게 이어 붙이고, 낙하산 줄이라고 불리던 새까만 나일론 실을 활시위로 하고 하늘색 모기장 쫄대로 화살을 만든 게 제법 성능이 좋았다.

화살이 멀리 나가지 않아서 고민 고민하다 사극에서 본 화살에 달린 '깃'을 본떠서 책받침을 잘라 붙였더니,

호오~~~ 사거리가 늘어났다.

 

빨대처럼 구멍이 난 모기장 쫄대를 라이터로 살짝 녹이고 작은 못을 끼워 고정했어서 나만의 튼튼한 화살 세트가 완성되었던 것.

(제대로 본 적 없는 영화, 람보 사진만 너무 많이 본 부작용이었다면 믿으실는지...)

 

 

 

▲ 옛날 생각에 충동으로 억지로 기억 소환!

자연 시간 준비물이었던 물체 주머니는 왜 가격이 달랐는지, 좀 더 비싼 물체 주머니를 사 온 친구 꺼에 들어있는 얼음 설탕을 신기하게 바라봤던 기억도 생생하다.

소라 껍데기도 내 거보다 더 컸고 내 거엔 없는 반들반들하게 윤기 있는 착색한 조약돌도 들어있었는데...

(심지어 물체 주머니 안에 이런저런 약품? 들이랑 같이 들어있던 각설탕, 얼음 설탕을 오도독 씹어먹던 친구도 있었다.)

이 정도면 길버트 아저씨의 장난감 후배 자격 취득각?

 

 

 

요즘 꼬꼬마들도 좋아할까?

애들 반응이 궁금해서 추억 소환시킨 옛날 놀거리 몇 가지를 만들어봤다.

  1. 아이스크림 나무 스틱으로 별 만들기
  2. 아이스크림 콘Cone 손잡이로 로켓 발사하기
  3. 커터칼 날로 표창(수리검) 만들기

 

#1

우선 나무스틱 별을 보고는 '어, 아빠 이거 어떻게 만들었어?' 하고 조심스럽게 가져감.

몇 번 가지고 놀다 부서지니까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어줬더니 책상에 잘 보관하고 감상.

그리고 반전은...

 

#2

손으로 쏘아 올리던 콘-로켓 발사는 손이 작아서 따라 하기 힘들었는지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다가 바로 흥미를 잃으심.

어떻게 하는 거냐고 계속 물어보다 내가 쏘아 올린 거 받는 놀이로 변질(? 응용?).

애들 손 크기에 맞게 작게 잘라서 준비할 걸, 손으로 다시 뜯으니까 이게 또 깔끔하게 안 잘리니 바람이 틈 사이로 샌다.

옛날 아이스크림에는 애들 손에 쏘옥 들어올 정도로 작은 종이 콘이 들어있는 게 있었어서 작은 손으로도 '펑' 하고 날릴 수 있었는데 (그러니까 나도 가지고 놀았지...) 배려가 부족했다.

 

#3

때마침 식구 모두 처가에 갈 일이 생겨 급히 만들고 챙겨간 수리검은 완전 좋아함.

다행히 안전하게 야외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환경이라 나루토를 소환해 가며 신나게 날리며 놂.

(옛날엔 친구들 가지고 노는 거 구경만 했는데, 이 나이에 어린이날이라고 갑자기 생각나서 뭐 하고 있는 거람.)

 

사실 이건 전설의 MBC 인형극, 모여라 꿈동산에서 '바베크 탐정과 검은 별' 때문에 온 동네 애들이 만들어 가지고 놀던 건데, 몇몇 친구들은 무려 학교 칠판에 분필로 표적을 그려서 던지고 놀았다.

(지금 생각하면 강심장들이었다.)

검은색 절연 테이프로 멋있게 꾸미는 고증파도 있었는데...

 

 

 

암튼,

▲ 화성 가야 흐니끄아~~~ 얘들아, 어린 시절 꿈꿨던 거 꼭 도전하거라~~~ (나부터?)

 

 

 


 

 

마음 아픈 흉흉한 뉴스가 많은 요즘, 아이들만큼은 가슴에 상처 입는 일 없는 세상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