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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취미 일상] 플라모델, 새로 둥지를 틀다 (2/2) - 도구&기타 feat.재고조사

by VM 2021. 2. 1.

모형이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모형 생활을 위해 일반 가정에 없는 도구를 모으는 재미는 의외로 쏠쏠했다.

다들 집에 이런 식으로 사연 담긴 도구들 몇 개씩 있는 건 아닐지.

모형이나 책은 처분하기 편한 반면, 도구의 경우 딱히 모형에만 쓰이는 것도 아니고 손때묻은 정 때문에라도 대부분, 아니 모두 생존 중이다.

(몇 가지 안 보이는 건 있는데 그렇다고 처분한 기억은 없음! 어디 숨었지?)

 

활발하게 활동 중인 블로거나 유튜버분들과 비교하자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들은 모형을 멈춘 시간만큼 오래되고 다분히 소박한 구색이라 그런지 최근 모형 트렌드를 보고 있을라치면 모형보다 도구 욕심이 살짝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니퍼

▲ 궁극 니퍼나 삼봉, 혹은 타미야 금딱지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최근 모형, 특히 건프라 쪽에서 눈에 띄는 도구는 니퍼랑 조각정(패널 라이너용 극세도)이다.

갓 핸드의 궁극 니퍼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재고가 동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궁극 니퍼와 같은 콘셉트의 시장이 커진 이유는 색칠하기 아까울 정도로 불투명도 높고 색발이 좋은 사출 색과 색 분할이 환상적인 반다이 제품을 보고 있으면 수긍할 수밖에 없다.

백화 현상 없이 게이트 제거가 가능한 짜릿한 손맛과 무도장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다 보니 충분히 물건 값은 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 살 거야?

▲ 투박한 전선용 니퍼를 쓰는게 세련되어 보였던 때도 있었는데,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기본적으로 니퍼 -> 아트 나이프 -> 사포 가공을 선호하는 편이라 굳이 고가의 니퍼가 또 필요할까 싶지만, 조만간 가성비 좋은 중국제라도 사서 새로운 시류에 편승하던지, 아니면 타미야 금딱지 선에서 타협을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 가지고 있는 니퍼를 가공해볼까 하는데, 실패해도 일상용으로 쓰면 되니까 부담이 없다.

무튼, 빛샘도 적고 가격 대비 성능도 좋은 요놈만 쓰는 걸로.

 

 

 

그래서 갈아봤습니다.

 

[니퍼] 궁극니퍼 처럼 날을 갈아보았다 - 모형용 외날니퍼 만들기

외날 니퍼, 소위 작두 니퍼는 한쪽 날만 날 각도가 예리하면 되는 거 아님? 제조사 입장에서는 날가공 공수가 줄어들 테니 개이득 아닌가 싶은, 무지 아주 저렴한 호기심으로 직접 갈아봤다. 자

vivid-memory.tistory.com

 

 

 

패널 라이너

▲ 날 교체가 귀찮아서 발사나무 봉에 날을 끼워 넣었다.

패널 라이너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있지만, 소위 '아크릴 칼'로도 불리는 올파OLFA 사의 P-Cutter로 입문했다.

요즘 주류는 BMC에서 나온 패널 라이너(극세도/조각정)인가 본데, 건프라 시장의 폭증과 함께 0.2mm 이하의 정밀 작업에 필요한 제품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

 

귀금속 공예 등에 쓰이던 조각정을 모형용이란 간판을 달고 최근 늘어난 수요에 발맞춰 국산 가격도 덩달아 급등.

중국산도 만만치 않은 가격대에 판매 중이다.

 

 

 

▲ 사진 핀이 나갔...

날 바꾸기 귀찮아서 발사 나무봉에 날만 끼워서 순접으로 고정시킨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도구.

아무래도 직접 만든 애정 덕에 못 버림.

 

 

 

아트 나이프

▲ 위에서 세번째 자루의 검은색 로고는 유성펜으로 색을 넣어준 것.

아트 나이프 역시 날 모양을 가공한 개수가 늘어나면서 날 교체가 귀찮아 여러 자루에 나눠서 사용했다.

하비 재팬에 올파OLFA 로고의 음각을 검은색으로 칠한 제품 사진을 보고 나도 따라서 먹선을 넣어봤는데, 옛날 모델 중에 원래 저렇게 생산했던 제품이 있었다.

확실히 로고가 눈에 잘 보인다.

 

올파와 뿌리를 같이 하는 NT사 제품도 두 자루 가지고 있다. (NT 제품 사진은 못 찍음)

 

 

 

▲ 충동구매의 흔적.

일본 제품에 비해 획기적으로 저렴하게 풀린 유사상품에 덜컥 사버린 칼들.

모형 전문 매장에 유통되는 도구들이 화방보다 감성 마진이 크던 시절이라...

평칼 빼고는 자주 손이 가는 도구는 아녔는데, 특히 쓸수록 손에 묻어나는 뻔쩍거리는 쇳가루(알루미늄)가 싫다.

 

 

 

조각도 - 평칼 (끌) & 기타

▲ 미네시마제품이었나? 몇개 더 사둘 걸 싶은 평칼! 납짝(납작)해서 그립감도 좋고 구르지도 않는다.

아트 나이프는 커터칼로 대체 가능하지만, 정밀한 평끌은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작업 효율을 보여주는 도구다.

이 제품은 수술용 메스같은 모양이라 그립감도 안정적이다.

같은 디자인으로 수술칼처럼 생긴 카빙 나이프랑 둥근 칼 제품도 있었는데 지금도 유통되는지 모르겠다.

 

조각정처럼 날 끝을 가공하면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녹 안 스는 스뎅인 점도 좋다!

 

 

 

▲ 생각 없이 도구 충동구매하던 시절의 흔적.

세라믹 날로 된 조형촌의 세라 칸나는 날이 안전하다 싶어 샀으나 손이 잘 안 가는 도구다.

나머지 도구들도 손잡이에 스톱퍼 없이 둥글둥글하다 보니 '굴러다니는 도구는 쓰기 귀찮아하더라'라는 내 습성을 일깨워만 줬지 자주 쓰지는 않았다.

맨 아래에 보이는 하세가와의 Trytool 제품은 살짝 녹Rust이 보이는데 BUNKA제품은 자주 안 쓴 게 미안할 정도로 깨끗하다.

 

 

 

▲ 갈쇠? 갈기? 등으로 번역괴는 '키사게'칼은 익숙해지면 의외로 편하다.

이 물건은 의외로 편하다.

'아트 나이프 + 끌' 같은 느낌.

얼마 전에 아크릴 재질의 뭔가를 무식하게 긁다가 '똑'하는 둔탁한 음과 함께 날 끝이 부러진 상태다.

보크스의 유튜브 공식 계정에 날 가는 영상 보고 조만간 따라 해 봐야겠다.

 

조형촌의 세라 칸나는 세라믹 주방 칼이 홈쇼핑에 풀려서 장미 칼만큼 유행하던 시절에 샀는데, 얼마 전 다이소에 갔더니 세라믹 과도랑 도마 한 세트가 불과 몇천 원이더라는...

 

 

 

서클 커터

▲ 써클커터는 식구들 모두에게 사랑 받는 도구다. 편하다!

모형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 쓰임새를 인정받은 서클 커터.

올파 제품은 밀리미터 단위로 눈금을 점으로 세기고 나름 먹선도 넣은 내 손때가 묻은 물건이다.

요즘에는 날을 고정하는 볼트 손잡이도 커지고, 센터 스파이크로부터 종이를 보호하는 패드가 추가되어 여분의 날과 같이 수납 가능한 캡이 달려서 나온다.

 

철제로 된 NT제품도 나름 작은 원을 자르는 데 적합하고 가방에 넣고 다녀도 날카로운 날이 노출되지 않아 붸뤼 Good!

투명한 오렌지색 NT제품은 생각보다 불편했다.

 

 

 

핀 바이스

▲ 핀바이스도 역시나 날 가는 게 귀찮아서 자주 쓰는 날을 물려놓고 말뚝으로 쓰는게 편하다.

드릴 날의 구경에 맞춰 바꿔야 하는 콜릿(Collet : 날을 물어주는 부품) 교체형은 역시나 게으른 나에겐 안 맞다.

특히 맨 아래 제품은 스위블 너트를 조이다 보면 '뿌빅 뿌빅' 거리는 특유의 쇳소리와 부수적으로 나오는 쇳가루가 묻어나는 게 여엉 맘에 안 든다.

 

그래서 날 바꾸기 편한 맨 위에 있는 검은색 키리스 척을 주로 쓰고 나머진 말뚝으로 사용 중이다.

Mr. Hobby에서 손잡이랑 일체형으로 나온 제품이 내 성향이랑 딱 맞는 도구다. (살까?)

드릴 구경 1mm 미만인 날은 잘 부러지니까 맘 편하게 소모품이라고 생각한다.

 

 

 

퍼티

▲ 빠데의 기억. 지금은 모르겠고 예전에는 한글로 제품명에 빠데라고 적어놓고 팔던 시절도 있었다.

공업용 니퍼와 커터칼, 그리고 아카데미 병풀 이후로 입문한 모형 전문? 재료가 아니었을까 싶은 타이야 래커 퍼티.

 

베이식 퍼티를 래커 시너에 희석해서 쓰는 방법도 모르고 접합선 수정한답시고 생으로 발랐는데, 그래도 이걸 쓰면 마치 모형지 필진과 접신하는 듯한 상상을 하며 즐기던 것도 나름 즐거운 추억이다.

(나만의 편법?으로 족보! 에도 안 나오는 본드랑 섞어 쓰기로 PS수지에 접착력을 높여서 쓰곤 했는데 그렇게 쓰는 전업 모델러가 실제로 있었다!)

80년대 말, 당시 모형점에서 다루는 모형용 물감이 군제 래커는 없이 타미야나 아카데미 제품이 주력이었던 터라 주인아저씨도 그 이상은 몰랐던 듯하다.

에나멜 시너 대용으로 같이 팔던 라이터 기름에 희석하라고 안 가르쳐 준 게 오히려 다행.

 

제일 퍼티는 타미야 제품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임에도 무려 100g 용량, 그리고 #800 사포와 주걱이 동봉된 무척 전문성!이 돋보인 근본 있는 제품이었다.

내용물 또한 회색에 냄새 또한 타미야의 그것과 유사해서 족보가 같다고 믿고 당시 신상이었던 반다이 HGUC The-O를 사고는 부품 안쪽을 꽉꽉 채웠더니 부품이 녹아내리는 불상사가 있었다.

(Aㅏ... 이 제품, 자동차 용품 매대에 있었지...)

덕분에 최애 미케닉스 중 하나인 '고바야시 마코토 x 콘도 카즈히사' 버전의 The-O를 만들어 보려는 시도를 꺾어 주심.

그 이후 개봉된 퍼티는 진작에 굳어서 버렸고, 사진의 제품은 당시 저렴해서 두 개 지른 덕에 살아남으신 한 분이다.

 

타미야 에폭시 퍼티도 10년 넘은 거라 조만간 에폭시 퍼티의 유통기한은 어디까지인가 확인해볼 예정.

 

 

 

콤파운드

▲ 이것 저것 많이 질렀구나.

타미야 컴파운드는 거의 다씀.

모델러즈 제품은 완전 새것.

조형촌 제품은 무조건 굳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출렁거리던 것이 다소 무겁지만 완전히 굳진 않았다.

 

조형촌 제품의 경우 당시 잡지에서만 영접하고 모형점에서는 보기 드문 제품을 어떤 분이 온라인에서만 팔던 건데,

사이트가 있음에도 대면판매를 원해서 저 두 제품이랑 알테코사의 SSP-HP 순접 퍼티 두 개를 샀다.

다소 마른 체격에 안경을 쓰셨던 그분, 지금은 뭐하고 계실지 궁금은 하다.

(참고로 여름이었다)

 

 

 

에어 브러시

▲ 컴프레서가 없다, 컴프레서가!

리치펜 제품은 0.2mm와 0.3mm 하나씩 더 있었는데 1차 현타 어택으로 팔았다.

트리거식은 그립감이 좋아서 안 팔았고, 아래 3mm 노즐 제품은 첫 핸드 피스이자 손때 묻은 물건이라서 가지고있다.

(니들 캡은 살짝 눌렸다.)

 

요즘 모형에 특화된 일부 고사양의 브랜드 제품은 저세상 가격 같다.

이론상으로 하나만으로도 색칠은 가능하니, 있는 거나 열심히 써야겠다.

 

컴프레서의 경우, 냉콤(사망) -> 오공 콤프(사망) 거쳐 지금은 오일리스도 아닌 '컴프less 모델러'라 뭘 살지 고민 중이다.

고사양의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 해도 우선 크기가 크면 꺼리는 개인 취향 덕에 작고 튼튼한 제품이면 다소 고가 컴프라도 사볼까 싶다.

요즘 나오는 충전식 펌프 일체형 에어브러시는 예전 피스 건 하나 가격보다 저렴해서 살짝 끌리기도 하고.

 

한동안 조립에만 몰두할 듯 하니 컴프 구입은 좀 더 공부하고 사야겠다. 

 

 

 

▲ 사이펀 방식 에어브러쉬. 아래에 있는 것은 세척이 덜 되어 노란 물감이 남아있다. (초음파 세척기 사야하나?)

염가로 나온 제품이라 가격 부담도 덜하고, 에어 브러시 기능을 체험하기에 딱 좋다.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 제품을 써본 적은 없지만, 위의 건은 타미야의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물감 피딩 방향을 좌/우 선택 가능하도록 플러그가 끼워져 있고,

피딩 방식 역시 중력식/사이펀식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중력식 물감 컵은 사진 찍는 걸 깜빡했다.)

 

처음에 사이펀 방식에 선입견이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 나름 편한 요소가 제법 많다.

같이 넣어준 물감병은 사이펀이 달린 뚜껑이랑 당연히 호환되니까 쓰고나서 따로 씻지 않아도 뚜껑만 닫으면 되고, 세척은 에어 브러시 건만 양동이에 담그고 작동해 주면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이펀 뚜껑에는 공기가 들어가는 구멍이 있어서 도료 보관용으로는 쫌 그렇다.)

 

핸드 피스 바디가 거의 플라스틱 재질이라 아크릴 물감만 뿌렸고, 노즐이 굵은 편이라 관리도 수월하다.

앞으로도 수성 계열의 무광, 반광 클리어 마감에만 쓸 예정.

다만 사이펀 방식은 중력식에 비해 물감을 뿌리기 위한 공기압이 더 필요하다는 점만 감안하면 된다.

 

 

 

▲ 위 모델의 보급형? 제품을 사고 얼마 안지나서 삘 받고 충동구매한 제품이다.

자주 가던 화방에 딱 하나 있던 걸 덜컥 사버림.

딱 한 세트가 매대를 장식하고 있었는데, 장식용이 맞았나 보다.

재고가 없었는지 이후로 빈자리를 같은 제품으로 채우지도 않았고 재입고도 없던 기억이 뚜렷하다.

 

 

 

▲ 단촐한 부품 구성이라 관리가 편한게 장점인 제품으로 콤프레서의 부재로 아직 실전 투입은 못한 상태.

철재 핸드 피스랑은 갬성이 다르다.

건프라랑 잘 어울리는 색깔이랄까.

암튼 안 써서 똥 되지 않도록 컴프레서가 절실하다.

 

 

 

전동공구

▲ 도구 구입의 대부분은 하비 재팬 필진의 영향이 크다.

여러 공구 상가를 전전하며 구했던 프록슨 전동 드릴.

이제는 동네 사무용품점에서도 드레멜 제품 정도는 쉽게 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잠금 버튼 주위는 오작동 방지 및 그립감을 좋게 한답시고 A+B 에폭시 퍼티로 나름 인체공학적인 가드를 만들었다.

원래는 콜릿 교환식 제품인데 쓰고 있던 핀 바이스의 범용성 키리스 척이랑 호환이 돼서 바꿔준 상태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실전으로 가야 하는데,

조립에 필요한 웬만한 도구랑 재료는 있으니까 첫 키트를 뭐로 할지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