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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모델 다이어리/아카데미

[언박싱 & 리뷰] 아카데미과학 M3A1 Stuart 경전차 탱크 - feat. 성인식

by VM 2021. 2. 7.

마지막으로 색칠까지 마무리 한 모형이 뭐였나 궁금해져서 억지로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카데미의 M-51, 슈퍼 셔먼에서 멈춘다.

정확치도 않은 이 기억 이후로 조립과 봉인 사이에서 반 정도 마무리된 탱크 한대가 트라이스타의 1호 전차 A형인데, 이를 계기로 경전차의 매력을 느꼈다.

 

 

아카데미과학 ITEM T13269 (2002년 출시)
1/35 M3A1 스튜어트 경전차 [내부재현모형]

 

[1/35]T13269 스튜어트 경전차 [내부재현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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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 경전차 / 연결식 캐터필러, 이 세가지 조건 안에서 고른 M3A1 스튜어트!

가지고 있는 모형으로 다시 시작하기엔 새롭다는 기분이 영 안 난다는 핑계(!)로 충동구매를 하기로 했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완성의 손맛을 기억하는 탱크로 시작하기로 하고 간단하게 몇 가지 룰을 정했다

 

  • 브랜드는 최근 공격적으로 제품 개발하고 있는 아카데미과학 제품으로
  • 1/35 스케일 경전차(탱크)나 그에 준하는 사이즈의 차량 (타미야 욘파치도 후보군이었는데 한 대 가지고 있어서 탈락)
  • 옵션 파츠는 구매하지 말고 스트레이트로 만들되 디테일 업은 최소한으로
  • 캐터필러는 연결식이나 세미 커넥팅이 기본 옵션일 것 (연질 궤도 노노)
  • 색칠은 '래커 > 에나멜' 방법 말고 최근 유행하는 아크릴 물감을 써보자

(정리하고 보니 탱크는 타미야 1/48 욘파치가 내 취향에 맞는 사이즈와 제품 콘셉트네.)

 

아카데미가 10년 사이 많이 달라졌다

▲ 언제부턴가 아카데미가 자사 브랜딩에 힘을 주기 시작하더니 잘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 반가운 일이다.

패키지 디자인 변경, 칼라 매뉴얼, 유연한 외주 개발, 문방구 시리즈까지, 모형을 쉬고 있는 사이 아카데미과학이 많이 바뀐 느낌이다.

모형에 관심까지 담을 쌓고 산건 아니라서 종종 신제품 정도는 기웃거렸지만 창업자 아드님 합류와 사무실 이전 등 굵직한 변화가 최근의 브랜딩을 견인하고 있나 보다.

(담당자께는 미안하지만 사이트는 많이 개선해야 할 듯. 비 전문가가 봐도 보이는 오류나 작동 안 하는 버튼도 있고.)

 

 

언박싱

▲ 늘, 항상, 언제나, 무조건 즐겁고 행복한 언박싱!

확실히 주말 모형 느낌이 나는 게 사진을 찍은 시점이 2월 6일, 토요일.

새로 산 제품이 아니더라도 비닐 포장을 뜯기 전에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며 뽀스락거릴 때가 제일 좋다. 

막상 사진 찍어가며 포스팅 준비하려니 새삼 모형 관련 블로거나 유튜버분들이 존경스럽다.

 

 

 

▲ 슬라이드 금형 바디 상하 2파츠, 런너 5벌, 연결식궤도 런너 4벌, 연질궤도, 전사지로 구성. 부품이 꽤나 많다.

신제품은 아니고 패키지만 바뀐 비교적 오래된 상품이다.

경전차라고는 하지만 내부 재현에 궤도는 연결식, 연질 궤도 선택 가능하다 보니 꽤나 묵직한 구성이다.

인형이 없는 게 아쉽지만, 가지고 있는 타미야 #35347 미군 탱크 크루 세트리뷰할 겸 같이 만들어볼까 한다.

 

 

 

▲ 포스팅하는 현 시점 권장 소비자가 20,000원 기준 1g당 84원 되시겠다. 네이버 쇼핑가를 보면 그냥 오픈 프라이스다.

유머사이트에서 재밌게 읽은 '911 카레라보다 비싼 한우' 글이 생각나서 사출물만 무게를 재봤다.

모형 회사에서도 원가 계산할 때 이런 방법으로 참고자료를 첨부하지 않을까?

앞으로 제품 리뷰할 때 이 방법을 나만의 시그니쳐로 해볼까 한다.

 

잠깐, 이거 포르쉐보다 쬐콤 싸지만(2020년형 911 카레라 : 95.7원/그램), 런너를 빼고 무도장 민짜 완성품 무게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긴다면?

완구 마진이 좋다는 얘기가 그냥 나온 게 아닌 듯.

(이에 비하면 레고 인형 단품은 뭐 그냥 넘사벽)

 

 

 

▲ 아무리 봐도 부품인데 어디서 떨어졌지?

헐~

봉투를 개봉하는데 부품에서 이탈한 듯한 좁쌀만 한 부품이 떨어졌다.

이런 거에 흥분하는 소비자는 아니지만, 그나마 분실한 건 아니라서 다행이다.

 

 

 

▲ 사출색상이 뭔가 건강에 좋은 느낌이다. (녹즙 들이킨 기분)

올리브 드랍 계열의 사출 색상은 옛날 문방구에서 팔던 딱딱하고 심지어 잘 깨지는 물성의 투박한 카피품이 떠오르지만, 막상 니퍼에 물리는 절삭감은 매우 좋다.

간만에 모형 생활이라 최근 제품에 대한 감이 떨어졌을지도 모를 일.

암튼 프라스틱 사출물은 너무 딱딱하지 않은 게 가공성도 굿!

 

 

 

▲ 찾았다!

좁쌀만 한 부품은 37mm 주포 옆에 붙을 M1919 브라우닝 기관총에서 떨어져 나간 거였다.

 

 

 

▲ 잃어버리기 전에 임시로라도 바로 접착!

일반 수지 접착제 없이 무수지 접착제만 사용 중이라 하나 더 구입해야 하나 고민 중.

 

 

 

▲ 포를 뜨시오!

아직 설명서를 다 안 읽어봤는데, 이거 조립하면서 포를 뜰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중/상급 모델러를 위한 선물 같은 구성.

물론 불필요 부품으로 남는 사이드 스커트에서도 여분의 몰드를 유용할 수 있다.

 

 

 

▲ 성의 없어보이는 디테일과 사출물 두께로 인해 예상 가능한 수축(왼쪽 원 안)이 아쉽다.

에칭 옵션질(!)을 하다 보면 어떻게 조립하라는 건지도 불분명하고, 틀린 고증을 따라 하려고 이돈 주고 샀나 싶은 부품도 있지만, 인젝션 모형과 또 다른 에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인젝션 키트의 하위 부류가 아니라, 독립된 고유 카테고리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

 

위에 언급한 트라이스타 1호 전차를 조립하면서 ABER사의 별매 에칭이란 걸 처음 써봤는데, 궤도의 장력을 조절할 수 있는 트레일링 아이들러 조절장치를 에칭으로 디테일 업 하고 난 결과물은 플라스틱 몰드를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멋졌다.

뭐랄까, 재현된 모양만 보고도 어떤 원리로 움직일지 알 거 같은 그런 느낌!

 

이번 작업의 원활한 작업 진도를 위해 옵션 파트를 염두하지 않은 이유이다.

(예산은 논외로 하더라도 옵션에 맛 들였다가 작업 진도도 늦어지고 미완으로 봉인될 가능성이 크다)

 

 

 

▲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사소한(섬세한) 디테일은 좋으나! 정작 격벽으로 보호받고 있는 라이트 가드의 모양은 쫌 그렇다.

이런 격벽은 얇은 파츠나 투명 부품을 보호하는데 최고의 대안이다.

프라판 대신에 이걸 깎아서 써도 좋다.

물성이나 색이 같으니 따로 산 프라판이 있어도 사이즈만 잘 맞으면 런너 태그나 남는 부품 재활용을 선호한다.

 

 

 

▲ 일견 거친 주조질감이 잘 표현된 듯 하지만 조금 과한 느낌도 드는 터렛 페이스

고증파는 아니지만 검색의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실차 자료를 찾고, 실물 사진을 보고 나면 디테일을 재현하고 싶어 진다. (모델러 본능)

바로 이럴 때 금융 치료는 문제 해결사.

절실히 필요해서 찾은 물건이 품절됐을 때의 아쉬웠던 기억 회로는 충동구매를 유혹하는 나쁜 녀석이다.

 

오래간만에 다시 시작하는 모형 생활, 욕심을 내려놓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저 곡괭이에 구멍 좀 뚫어주면 좋으련만 타스카 빼곤 다 막혀 있는 듯.

위에 언급 한 M-51, 슈퍼 셔먼의 경우도 이게 막혀있어서 뚫어줬는데, 이런 디테일은 제품 개발할 때 실물 조사보다 타사 모형 제품(설마 타미야?)을 따라 만들어서 생기는 누락이 아닐까 싶다.

참고가 된 원본 모형 제조사 측에서 누락한 디테일이라면 누락(실수라기보다는)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 되고, 카피를 당하는 입장이라면 자신들만의 고유한 흔적이 이렇게 퍼지는 것을 즐기는 건 아닌지 싶다.

('어유, 이것도 카피하셨어요?'라고 말하는 기분이랄까. 의도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기도 한다.)

 

 

 

▲ Aㅏ,,,,,,,,,,,,,,,,,,,,,,,,,,,,,,,,,,,,,,,,,,,,,,,,,,,,,,,,,,

게이트수만 거의 천 개에 육박한다.

칼날 같은 니퍼가 잘 팔리는 이유.

Guide Teeth의 밀핀 자국도 트랙 패드 부품과 접착면에 있어서 게이트만 정리해주면 된다.

(응 그래, 게이트 세어보니 여유 부품 빼고 952개밖에 안되네!)

 

연질 궤도는 탄성 때문에 캐터필러 특유의 리턴 롤러에 추욱 처진 느낌을 내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다양한 문제(색칠한 물감이 벗겨지거나 접착/고정한 곳의 변형 등)로부터 자유로운 건 연결식으로 조립해야 하는 귀찮음을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물론 연질 트랙을 색칠하기 전에 메탈 프라이머로 먼저 밑칠하고 색칠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 이런거 설계하는 일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도시계획 조감도 같기도 한 런너.

 

알려진 기술 100가지를 다 마스터한 모델러 보다, 한 가지 방법을 쓰더라도 색칠까지 하는 모델러가 귀하던 시절에 손을 놨어서 최근 모형 트렌드를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핀터레스트에서 살짝 검색만 해도 장르불문! 그 스케일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 무시한 작업물들이 넘쳐난다.

 

다시 무리한 욕심은 내려놓고.

그래도 요즘엔 양질의 모형 관련 정보 검색도 쉽고 유튜브 영상도 많아서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적다.

욕심 버리고 꾸준히 완성해서 소유할 상상을 하니 즐겁다.

 

 

 

▲ 예전에는 주의깊게 확인하지 않았던 제조년월, 저때가 그립다.

저땐 여행도 자유로웠는데...

문득 드는 생각은 출판물처럼 판 표시나 쇄 표시처럼 제품의 히스토리를 적어 놓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오래된 제품의 초판 정보가 노출되면 오히려 부정적이려나?

 

 

 

▲ 전사지에 적힌 년도를 보아 이 키트가 나온 시점이 2002년이었나 보다.

티이거 내부 재현형이 나오고 가열차게 재품 개발하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전사지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들었는데, 인쇄 품질은 아직 잘 모르겠음.

미군형 소련군형 두 가지 선택 가능하다.

 

 

 

▲ 흑백으로 보니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박스 아트! 설마 '우에다 신 上田 信' 화백 그림이려나?

따로 표기가 없어서 알 수는 없지만 왠지 '우에다 신 上田 信' 화백의 터치가 느껴지는 박스아트다.

옛날 키트만 해도 설명서에 부위별 명칭을 같이 적어놓아 일종의 학습효과(?)가 있었는데, 이 제품은 차체 상하, 포탑을 제외하고는 기호와 화살표, 일부 주의가 필요한 문구만 있어서 마치 이케아 매뉴얼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카피 시절이야 번역만 하면 되는 작업이지만,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비용을 감안하면 타미야의 가격이 수긍이 간다.

 

 

 

▲ 색칠, 전사지 가이드. 뒷면엔 부품도가 인쇄되어있다.

그래도 아카데미 설명서는 나름, 나름 상급이 아닐까 싶다.

반세기를 훌쩍 넘은 오랜 노우하우는 무시 못한달까.

다만 자체 기획 키트에는 사소하지않지만, 빈번한 오류나 오타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기를 쓰고 찾아보면 외국 회사라고 완벽한 건 아니다.)

 

 

 

▲ 경전차가 주는 소박함. 역시 모형은 작고 정교한게 좋다. 인형이 없으니까 사진이 심심하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완성품을 소유해본 적이 (거의) 없다.

내 돈 내산, 내산 내가 만듦인데 정작 남아있는 게 없다니.

집에 진열해 논다고 파손될 변수도 없으니 더할 나위 없이 다시 모형 시작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 자 이제 시작좀 해 보려니... 으응?

니퍼를 들고 보니 이건 뭐지?

반다이 st. 스몰 게이트?

금형 전문가는 아니니 스몰 게이트를 쓰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 모르겠으나, 디자인상으로는 공간도 충분한데 가지고 있는 니퍼를 물리기 어려워 칼을 쓰려니 번거롭다.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런너는 다 게이트가 적당한 길이인데 이건 왜 컨셉 없이 짧...

다시 보니 연결식 캐터필러도 스몰 게이트라 니퍼로 게이트 물리기가 어렵겠다.

반다이의 '스몰 게이트'는 소위 '터치 게이트 (touch gate)'라고 불리는, 손으로 툭 툭 뜯어도 부품에 게이트 자국이 덜 남도록 한 나름 이유 있는 설계다.

 

 

 

잠깐! 캐터필러라고?

▲ 연질 보단 나아, 연질 보단 나아...... (무한반복)

아트 나이프에 평칼을 물리고 수직으로 잘 커팅하면 게이트 자국 처리가 수월해진다.

딱히 손으로 쉽게 떼라고 스몰 게이트를 썼다고 하기엔 패드에 게이트 세 개는 너무 많다. ㅎ

개발자가 테스트 삼아 시도했을 수도 있겠다.

 


 

제품 리뷰는 조립을 해봐야겠지만, 대충 몸체만 조립했을 때 후방 뻥 뚫린 배기구 쪽 디테일이 아쉬운 게, 패키지 변경해서 재생산하는 김에 사출부품을 추가로 넣기는 어려워도 에칭 정도는 넣어주는 게 좋았을 듯싶다.

 

2002년생이니 올해 성년 되는 거 미리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