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도 아니고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만 막내여서 TV 주도권은 없는 편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영상물을 무지 아주 좋아하는 성향의 꼬꼬마에게는 보고 싶은 방송을 골라보기 불리한 환경(조건)이었죠.
(일찍) 독립하고 일하느라 바쁜 척하는 와중에 잠깐 외드 챙겨보는 낙이 있었는데 결혼 후론 소파 위 리모컨 장악마저 실패하고 남은 건 유튜브!
뷰티 유튜버 방송을 보다가 문득 스친 생각이 시작이었습니다.
메이크업만으로도 가능한 변신이라면 조형 상태가 좋은 피겨로 '색칠 변신성형화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그래서 생각해낸 '나 홀로 (무리 DEATH) 프로젝트'에는,
- 탐정 이야기의 마츠다 유사쿠 w/베스파
- 프린스 w/HOHNER MADCAT (이 영상에서의 모습)
- 그리고 유튜버 슈카 형님!
등등 아이디어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오늘 주인공이 바로 아재⋅경제⋅시사⋅만사 '토크개그장인, 슈카' 님입니다.
이 제품 리뷰 때도 슈카 님을 살짝 언급하긴 했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날 각도 30도짜리 일반 커터칼로 조심조심 시작합니다.
이 얼굴 부품은 신기하게도 사진상으로는 자연스러운데 눈으로 보면 두정부가 높아 보여서 생각보다 많이 깎았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유튜브 영상에서 보이는 슈카 형님의 영상은 좌우가 반전되어있습니다.
슈카 님이 저와 같은 왼 가르마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눈도 위 사진보다는 더 똘똘하게 커야 하는데 어떻게든 되겠죠?
뭔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할 땐 완성 못해도 배움이 남는다는 긍정의 힘이 중요합니다!
인형 개조라기엔 손본 게 이거밖에 없습니다.
신체 비례에 맞는 조형도 조형이지만 표면 광택과 옷 주름 표현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언더컷의 한계를 극복 못한 손바닥이 아쉬워도 눈에 보이는 손등 쪽은 사진처럼 자연스럽습니다.
옷 주름은 더 말할 필요 없고요.
칼과 사포 작업으로 날아간 머릿결을 다시 파줄지, 런너 퍼티로 볼륨을 추가해줄지는 고민 중입니다.
슈카 형님보다 작은 눈과 안와상(눈썹 뼈)의 굴곡을 색칠로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랫입술도 좀 얇게 깎고 턱선도 손봐야겠습니다.
손댈 필요 하나 없이 너무 완벽해서 접합선 수정하는 김에 스포츠 재킷의 주머니만 입체감을 살릴 겸 살짝 파줬습니다.
원래 조립성 좋던 타미야지만 요즘 나오는 제품처럼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볼이 좀 통통해 보이네요.
슈카 월드는 제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방송입니다.
2018년 초부터 즐겨보고 찾아보던 채널이 지금은 어마 무시하게 커져서 출연하는 고정 프로도 꽤 많아지셨네요.
식빵님과의 방송 초기 텐션은 정말 장난 아녔고, 동접 3,000명에 같이 기뻐하며, 방송 중 자녀분 전화에 자리를 비웠던 다정한 아빠 모습 에피소드도 생각납니다.
그나저나 이 블로그, 조립 시즌, 색칠 시즌으로 나눠서 시즌제로 운영해야 하나 싶습니다.
타가와 히로시 田川 弘 작가의 '피그말리온', 그리고 쿠니야 타다노부 国谷 忠伸씨의 '칼로리별 여성 피겨 도색 레시피'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피부 기본 색칠은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보메'작가가 개발에 참여한 '미소녀 피겨용 피부색 세트'를 베이스로 타가와 작가님의 유화 색칠 기법을 응용해볼 생각이라 말이죠.
'도색 레시피'는 캐주얼한 옷 색칠과 색상 고르는데 참고하기 좋은 사진이 많습니다.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된 Like A Live님의 책 리뷰입니다!
모형 전반적인 기법과 도구들, 특히 현지에서 나오는 모형 관련 잡지 정보는 속도와 내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포스팅이 가득합니다.
저같이 매달 구독은 못하고 내용 골라골라 뜨문뜨문 잡지를 사는 모델러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죠.
잡지뿐 아니라 모형 관련 단행본 정보도 올려주십니다. (항상 감사!)
색칠하는 중간 과정을 보기 좋게 편집했습니다.
쿠사카베 クサカベ라는 회사의 유화 물감으로 버터 바르듯 얇게 펴 바르며 블렌딩 하는 타가와 선생의 기법을 단계별로 볼 수 있습니다.
1974년, 2회 타미야 인형 개조 콘테스트에 출품한 이력도 있는 타가와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한 미대 오빠 출신으로 홀바인 유화물감을 쓰던 학생시절, 존경하는 선배가 사용하던 쿠사카베를 써보는 게 꿈이었다는 에피소드도 소개되어있네요.
(쿠사카베 물감은 색을 섞어도 다른 제품보다 덜 탁해진다고 합니다)
슈카 형님은 위 이미지의 가운데 아래에 있는 인형 같은 헤어스타일인데, 유튜브 영상이 진실이라고 하고 그냥 가르마 바꾸지 말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잠깐, 저 사진이 더 슈카 님 같은데? 유튜브 영상에 익숙한 가르마 위치라 그런가?)
이 정도로만 나와줘도 성공인데, 문제(숙제)는 따로 있다죠.
그건 바로,
안경!!!!!
안경!!!
안경!
에헤라D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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