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의 1980년대 '타미야 주니어 뉴스'는 제품 홍보에만 힘을 쓴 여백 없는 찌라시st. 편집 판촉물하고는 다르게 하나의 독립된 전문 모형 잡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밀도도 높고 다루는 내용이 진지합니다.
스케일 모형 개발에 실사 취재를 원칙으로 하면서 기획 스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쌓이는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서 책으로 낸다는 건 적어도 일반인들에게 내용을 전달할 '양질의 텍스트'를 만들고 편집해서 전달할 능력이 회사 안에 있다는 이야기이고요.
"미군 장비의 경우 주한 미군이 있어서 실사 취재가 가능한 우리나라 대비 중국 모형 업체는 개발에 제약이 있다."
라는 취지의 국내 개발자의 말에는 잠깐 실소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접하지 못한 7, 80년대 초반 우리나라 스케일 모형 태동기의 소년지 광고에 실린 옛날 자료를 보면 최소한 그 당시 모형 전문점을 자주 갔던 소비자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유통되던 모종의 카피 문화를 거의 실시간으로 접했을 거라는 추론도 가능합니다.
수입 키트와 카피를 같이 다뤘을 당시 모형점 사장님이 알고 있을 생생 정보통에 입이 무거웠을 리도 없고 말이죠. ㅋㅋㅋ
누군가의 과거 카피 이력을 아픔(?)으로 치환하는 거로 치부하고 쉬쉬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알아도 될 정보는 기록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그 아픔을 무기로 창피함 이상으로 많이 버신 것도 맞다 보니 이젠 있던 사실 그대로 얘기도하고 객관화 해서 들어도 주면 좋겠습니다.
제조사발 제품 개발 히스토리나 자료들이 가끔은 과도한 자만감에 작위적이고 형식적이라 남기는 넋두리입니다.
그래도 새로운 매체에 순응하려는 최근의 노력은 보기 좋지만, 준비가 덜 된 모습에 개선의 의지는 소원하니 오래된 중소기업 특유의 고인돌 실무자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외주 개발이건 자체 프로젝트건 명확하게 '누가 어디서 이런 컨셉으로 요로케 개발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걸 회사 사람도 아닌 외부 관계자라는 위치가 대단한 벼슬인 양 개발 정보 엠바고를 약속 대련처럼 끼리끼리 수건 돌리면서 가끔 동냥하듯 정보 흘리는 일부 정보 유통업자들의 특권의식에 집착하는 몰골도 참... 다들 대단한 정보 나셨습니다.
뭐, 암튼, B6 판형의 8 페이지, 가끔은 12 페이지 책자에 담은 내용은 20엔의 가치를 넘어 모형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상상력 확장에 봉사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진 출판물입니다.
그 가치가 시간이 지나 퇴색하기는커녕 여전히 읽을만하고 충분히 재밌으니 말입니다.
(Aㅏ, 빛이 바래려면 적어도 칼라로 인쇄했어야... 설마 작정하고 노린 흑백 인쇄였을지도?!! ㅋㅋㅋ)
비용 최소화를 고려한 판촉물이란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는 입체적인 기사 내용에 조금 무리해서 총천연색으로 뽑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만 빼고 너무 완벽한 기록이자 역사입니다.
요즘 만들고 있는 독일군 보병을 이렇게 태우고는 몇 초 바라보다 유유히 자리를 비웁니다. ㅋㅋㅋ
"맞다, 나도 옛날엔 정말 이러고 한참을 가지고 놀았는데..."
추억은 기억으로 남길 수도 있지만, 잊지 않고 유지하는 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타미야 뉴스 Vol. 666, Vol. 667
타미야 늬우스~타미야 뉴스는 타미야에서 매달 배포하는 거의 공짜인 매거진입니다.판매가는 110엔 입니다만, 대부분의 모형점에서 무료로 나눠주기에 '거의'를 붙였습니다.사진으로 보시다시
likealive.tistory.com
갑자기 생각나 보고 싶어진 '타미야 주니어 뉴스'의 '인형 개조 특집호 (요건 16페이지에 50엔!)'를 찾는다는 본분을 잊고 눈에 보이는 책자에 홀려 재밌게 훑어보던 중 이웃, 'Like A Live 님'의 타미야 뉴스 최근호 리뷰 알림에 포스팅을 재밌게 읽느라 '인형 개조 특집호' 찾는 건 다음으로 미루고 저도 그냥 따라서 비슷한 소재로 올려봤습니다.
프라모델 카피 시절이야 번역력만으로도 가능했겠으나 요즘엔 좀처럼 스케일 모형이 아니더라도 실물 관련 텍스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걸 보면 사업성 없음으로 점철된 결론인지 인력 부재인지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큽니다.
무료 배포를 감안한 홍보물 제작에 이런 양질의 컨텐츠를 실은 타미야는 '지적(질)하는 잠재 고객'을 두려워했을까요? 아니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려는 '본질의 가치'에 의미를 두었을까요?
어릴 땐 멋진 구레나룻이랑 수염을 기르고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어른이 되어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물 건너갔습니다.
우선 비 흡연자에 턱 오른쪽으로 고속도로처럼 수염이 나지 않는 라인이 있어서 모양이 안 나오더라고요.
구레나룻 자리 역시 흰 머리를 애들이 하도 뽑아서 생긴 후천성 원형 땜빵을 가린다고 면도하느라 바쁩니다. 크하하
우리나라 모형사 관련 옛 기록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건 빠를수록 좋은데 그 동력을 잃은 기분이죠
추억의 키트 자료를 옆 나라 책이나 현물로 접해야 한다는 의존성 현실에 '꼭꼭 숨어서일까?'라는 심증보다 '그나마 그거라도 있어서 다행!'으로 타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귀한 옛 물건 전시하고 온라인상에 공유하시는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여전히 '타미야 뉴스'는 55년 가까이 건재 중이시고, '타미야 주니어 뉴스'는 타이틀을 미니 사륜에 몰빵한 이후 2018년 폐간 직전까지의 마지막 모습은 아래 링크에서나마 '무료로' 만날 수 있습니다.
2018年 タミヤ ジュニアニュース ダウンロード(PDF) | タミヤ
2018年 タミヤ ジュニアニュース ダウンロード(PDF) タミヤジュニアニュースはミニ四駆の情報を満載しているジュニアレーサー向けの印刷物です。全国のミニ四駆ステーションで無料配布
www.tamiya.com
'오블완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17] 해치는 열라고 배웠습니다만, HTBG 바이러스 - 21 Shades of My Faves (2) | 2024.11.24 |
---|---|
[Day 16] 할아버지는 취미 부자셨다는데, '대화는 필요해' - 21 Shades of My Faves (2) | 2024.11.23 |
[Day 14]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Pal·짝, 톰 소여의 모형 - 21 Shades of My Faves (2) | 2024.11.21 |
[Day 13-스압주의] 심폐 소생, '개인도주의'적 양심(?)으로 날아간 글 되살리기 - 21 Shades of My Faves (3) | 2024.11.21 |
[Day 12] 충동 쇼핑은 계획적으로! 유쾌한 충돌 - 21 Shades of My Faves (2) | 2024.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