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볼펜 읽기 공부법'이란 책이 있습니다.
나만의 해석을 세 가지 색으로 책에 흔적을 남기는 방법에 대한 신박한 설명을 읽으면서 마치 잡지 떼기로 그림을 익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각 없이 쓰고 있던 '3색 볼펜+샤프'의 쓰임에 기준이 생긴 순간이었지요.
작가 '사이토 타카시 齋藤 孝'는 자기개발서 바닥에서 꽤나 많이 알려진, 숨 쉬듯 책을 쓰는 다작 작가입니다.
일부 대형 온라인 서점에는 절판이지만, 책 제목으로 검색하면 세 줄 요약으로 모든 내용을 담은 포스팅도 보입니다.
다만 주제가 샤프인 이상 서너 가지 정도는 품을 수 있는 멀티 샤프쯤은 되어야 포스팅에 일관성이 있겠죠?
놀토와 일토를 번갈아 쉬는 일상이 자리 잡으려던 시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말 퇴근길에 허락된 즐거운 쇼핑(외도) 중 하나는 예전에도 밝힌 바 있는 대형 서점/문구점 방문이었습니다.
책 구경을 마치면 바로 문구류가 즐비한 아래층을 향해 익숙한 보폭으로 필기구 매대를 제일 먼저 찾아갑니다.
어릴 적 부푸러 풍선껌이나 신호등 사탕을 사 먹으러 동네 수퍼에 가는 기분으로 마음에 담은 소박한 쇼핑 목록엔 반사적으로 샤프는 빠지지 않았고요.
'스타일 핏 STYLE + FIT'에 들어가는 금속 심통의 샤프는 0.5mm만 있어서 다양한 굵기의 샤프심을 품을 수 없습니다.
심 굵기 3종을 가지고 있는 '프레필 Prefill'의 리필 샤프를 스타일 핏에 이식하려고 보니 이게 또 호환이 안 됩니다.
그래서 다 쓴 '스타일+핏'의 볼펜 심 잉크 튜브를 샤프심 통으로 쓰기 위해 볼펜 팁을 제거, 튜브 안에 남은 잉크는 깨끗하게 씻고 '프레필'의 샤프 구동부 유닛의 구경에 맞게 맞닿을 튜브 안쪽을 드릴로 적당히 깎고 길이도 잘라 맞춰 이식한 '프레+핏'을 만들면 슬라이드 버튼이랑 결합하는 부위가 파이프 상단이랑 기분 좋게 꼭 맞습니다.
'코믹커즈' 코믹커즐COMIC COZZLE 말고! 라는 만화, 일러스트 작법서를 담은 잡지에 어느 만화가가 샤프 하나에 여러 굵기의 심을 넣을 수 있는 샤프를 소개합니다.
대충 '어머 이거 사야돼!' 짤이 머리에 떠올랐지만 매장에 있을 거라는 보장은 안 해주죠.
대안이 필요해서 찾은 해법은 위에 보시는 바와 같이 생포스팅방송(?) 중이고요.
이 바디는 노크감이 너무 안 좋습니다.
슬라이드 버튼끼리 간섭도 좀 있어서 작동 중 중간에 씹히기도 합니다.
색 사프심은 메이커마다 차이가 있는데 색이 잘 뭉개지는 것도 있고 무슨 고무 막대를 억지로 긁는 느낌의 심도 있습니다.
하지만 0.5mm 샤프 리필만 있는 다른 회사 멀티펜과는 달리 샤프 굵기를 0.3mm(검은색), 0.5mm(흰색), 그리고 0.7mm(노랑)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제브라 프레필'의 경우 샤프 선단이랑 스프링 사이의 플라스틱 색을 다르게 해서 굵기마저 확인하기 쉽지요.
위 샤프는 0.5mm만 네 개에 심의 경도가 각기 다른 B, 2B, 3B 그리고 4B를 넣어서 쓰고 있습니다.
버튼 겸 클립이랑 연동하는 사프를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점점 진해지도록 심을 배열합니다.
멀티 샤프의 시작은 바로 요 '파이롯트 콜레토' 제품이 처음이었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새로 산 샤프가 아니라 15년에서 8년 전 사이에 사뒀던 '감성 재고'로 'Pre + FIT'만 최근에 개조했습니다)
스프링이 제일 약해서 흔들 샤프 같은 물 노크감에 개별 독립 슬라이딩 핸들이 로켓 날개처럼 크게 뻗어 '프레필'과는 다르게 시원시원하게 누르기 편한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손잡이에 코팅한 미끄럼 방지 실리콘이 잘 떨어지고 오래 쓰면 끈적거립니다.
그래도 첫 경험은 잊지 못하는지라 여전히 잘 쓰고 있즤용.
2025년 다이어리를 위한 필기구 준비를 마쳤으니, 다음엔 다이어리 소개?
하지만 벌써 떠오른 고민 하나에 다이어리 소개로 이어질지 말지 고민할 시간은 하루밖에 안 주어진 '오블완 챌린지'입니다.
이렇게 어찌저찌 첫 발을 떼어봅니다.
태어나서 산 첫 CD는 비틀즈의 리볼버(1966)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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