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잡지

[모형서적 리뷰] 1/48 욘파치 매뉴얼 - 타미야만큼 밀리터리 프라모델을 사랑했던 건프라의 반다이

by VM 2022. 2. 22.

▲ 검은 배경에 타이틀 폰트 색깔까지, 위화감 1도 없는 패밀리룩으로 보입니다.

소박!한 모델러인 저는 소위 욘파치(용파치)라고 불리는 1/48 스케일 모형이 두 개 있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3호 전차는 십여 년 전 건너편에 앉아계시던 팀장님이 퇴사하는 제게 선물이라며 MG RX-78-2(Ver 1.5)랑 같이 주신 키트이고, 오른쪽에 독일군 인형은 인젝션 피겨에 혁신을 몰고 있는 타미야의 3D 기술이 1/48 인형에도 손길을 뻗자 'had 조건반사ed' 한 결과입니다.

(이것이 젊음 호구인가? 그딴 지름, 수정해 주겠어!)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진격의 타미야 욘파치가 아니라 밀리터리 모형에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 반다이バンダイ입니다.

 

 

 

▲ 타미야와는 다르다, 타미야와는! (나란히 놓인 별 두 개는... 노린건지 피한건지...)

소개할 책은 '1/48 욘파치 매뉴얼ヨンパチマニュアル'로, 문고판보다 두 배 큰, A5 사이즈(210 x 148mm)의 비교적 조그마한 단행본입니다.

왼쪽 위 파란 글씨로 적은 'ンパチを作ってワイドに楽しもう - 1/48 스케일로 폭넓게 즐겨보자!'는 반다이 욘파치 제품군의 슬로건입니다.

(가운데 마킹은 플레이 스테이션 버튼... 은 아니고...)

책 표지부터 독일군과 미군 아이템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표지 날개 안쪽의 디오라마 사진입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작전명 오버로드) 중 오른강Oren River과 캉운하Caen Canal의 교차점에 인접한 노르망디의 가장 큰 도시, 캉Caen을 점령하기 위해 영국/캐나다 연합군과 독일 서부 기갑군이 벌인 '캉 전투Battle for Caen'를 배경으로 한 디오라마입니다.

연합군이 피격당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으로 보아 독일군을 편애하는 상황 설정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타미야의 1/35 MM시리즈만 보더라도 대전물의 절반 이상이 독일군 아이템이긴 하죠.

(대전 이후 현용 아이템은 천조국, 미군 아이템만 반 이상입니다.)

 

 

 

▲ '우에다 신(上田 信)' 선생님의 필력은 20대 중반인 이때 이미 완성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욘파치를 위한 자료 교실, 밀리터리의 세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한 입문서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문해력, 언해력이 떨어지는 저로서는 애송이니까 보기 좋게 정리해서 입에 떠먹여 주는 그림은 많을수록 더 좋죠.

(하비 재팬 창간호처럼 표지를 뺀 나머지 페이지 모두 단색, 1도 인쇄입니다.)

 

 

 

▲ 고대부터 현대 까지, 전차의 변천사

'우에다 신 上田 信' 선생님 그림은 이쪽 장르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림 스타일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작가가 흔치 않은데 말이죠.

이분 그림만 보고 그림이 그려진 시기를 맞추는 건 최소한 제 능력으로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 마력전차라... 호오...

이렇게 차량 안쪽에서 동력으로 말이 쓰인 건 처음 봅니다.

내연기관의 일률(일率) 단위로 마력이 쓰인 이유가 명확해집니다.

차체 뒤에서 말이 민다고 '동물애호전차動物愛護戦車'라고 지은 이름이 재미있네요.

 

 

 

▲ 지상전의 주역!

드디어 인기몰이의 중심이자 실질적인 반다이 욘파치 라인업!, 2차 대전물이 등장합니다.

역동적인 박스 아트를 생각나게 하는 '벌지 전투Battle of the Bulge'의 킹 타이거를 메인 이미지로 그렸습니다.

사진에는 잘렸지만, 아래에는 타이거 전차, M4 셔먼 그리고 JS-2형 스탈린 중전차가 있습니다.

 

 

 

▲ 세계의 (현용)주력 전차 라고는 하지만...

책이 나온 당시 기준으로 현용 전차라 M1 에이브람스도 없습니다.

80년대 문방구 매대 높은 곳에 진열되어있던 귀하신 모델들이 최신 전차라고 소개하는 이 책은 언제 나왔을까요?

오른쪽 세로로 적힌 만물 백과?의 내용은 '세계 최초의 전차는 영국에서 1915년 9월 6일 완성한 리틀 윌리 Little Willy이나 무장은 없었다.'라는 유익한 정보입니다.

 

 

 

▲ 이런 도표 너무 좋아합니다. ㅎ

대전물을 시대별, 국가별로 보기 좋게 잘 짜인 인포 그래픽으로 정리하고 그 안에서 제품을 기획하는 그 무엇인가를 상상한 적이 있는데 이미 반다이는 그렇게 하고, 또 했던 것입니다.

당시에 출시한 제품으로 정리한 차트겠으나, 적어도 전체의 큰 흐름 안에서 눈에 띄는 인기? 아이템은 다 출시했다고 본다면 기획단계부터 이 정도의 그림(기획)은 이미 그렸다는 방증이겠죠.

개발 의도가 충분히 읽히는 제품 라인업으로 모델러(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접점에 놓여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당시 반다이에서 출시하지 않은 2차 대전 차량을 위 차트에서 누락한 건 이해됩니다.)

 

 

 

▲ 모형이 교육적일 수 있는 건,

이렇게 내부 구조를 보면서 각 부품이 실차에서는 어떤 의도로 설계되었는지 유추하며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내부 재현으로 속이 꽉 찬 반다이 밀리터리와는 달리, 반씨네 초기 건프라는 비유하자면 속 빈 강정모나카モナカ 같았죠.

(소프비급으로 비어있으니 낮은 골밀도?로 무게 중심이 위에 있고 관절마저 헐거워서 포즈도 불안정했습니다.)

메카-캐릭터 디자인의 외관만 재현했을 뿐 관절마저 외골격 절지동물의 껍데기 같은 부품 구성이라 깊이감은 없었던 건프라는 1990년 하이그레이드HG의 다색 성형(시스템 인젝션/인서트)과 제품 디자인에 맞게 성형한 폴리캡으로 색칠과 포징을 극복하고 드디어 1995년, 궁극의 건프라 - 마스터 그레이드MG 이후 성장통 없는 진화가 이어집니다.

(돌이켜 보면 내부 프레임에 장갑을 올리는 개념을 모형으로 구현한 '드라고나'나 '조이드'는 시대를 앞선 혜자였습니다.)

 

 

 

▲ 간략하게나마 유명한 전사 자료도 실려있습니다.

밀리터리 모형의 드라마는 전쟁이라는 큰 기둥의 역사적 기록에 기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쟁사에서 파생한 복식사나 무기 관련 지식은 영화나 드라마에 고증이 필요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생산적인 학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고증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적당히 타협하며 즐기는 편입니다.

 

 

 

▲ 연합군 입장에서 부르는 벌지(주머니) 전투의 다른 호칭 - 아르덴 공세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독일군이 두 보 후퇴하려고 반 보 버티며 전진한 전투.

당시의 복합적인 상황을 몇 단락만으로 썰을 풀 순 없어도 이 정도면 입문서로 합격 매달을 받을 자격은 되겠죠.

사진 해상도가 떨어지고 표지만 컬러 인쇄라는 아쉬움 빼고는 전체적으로 내용이 꽤나 알찹니다.

(수록된 실사진은 항공fan이나 세계의 걸작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문림당文林堂 편집부에서 제공한 이미지입니다.)

 

 

 

▲ 라이언 이병 대신 죽어주기의 배경, 노르망디 상륙작전

군사적으로 큰 이벤트(콕 집어서 '전쟁')가 밀리터리 모형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불편해하는 편입이다.

고증보다는 상상을, 실전보다는 상황을, 살상 무기보다는 기계적인 구조나 디자인을 찾아보면서 밀리터리 모형을 즐기는 이유이고요.

일상을 편하고 재미있게 해주는 많은 제품들 중엔 무기 개발에서 건너온 기술도 많다고 하니 밝은 면만 보려고 합니다.

 

 

 

▲ 흑백이라 아쉽습니다

국가 별 군복의 명칭인데 역시 밸런스 붕괴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압도적으로 독일군 관련 정보가 제일 많네요.

흑백 인쇄라 색상 정보는 어쩔 수 없이 아쉽게도 텍스트로 알려줍니다.

 

 

 

▲ 국가별 기갑사단 편성표. 소련군은 살포시 생략. (왜?)

아카데미과학에서 카피한 명장군 세트가 생각납니다.

(원본은 타미야에서 1980년 9월에 내놓은 1/35 제품으로, 2008년엔 1/48, 욘파치 시리즈로 나왔습니다)

무광 블랙으로 베이스를 칠하고 카퍼 계열 금속색으로 드라이 브러시를 해서 동상 같은 느낌이 나게 많이들 색칠했죠.

이런 시장의 흐름을 누가 읽었는지 나중에는 아예 동상 느낌의 사출 컬러로 찍어버립니다. ㅎ

(카피 기안까지는 그렇다 쳐도 사출 색깔을 바꿀 생각을 한 아카데미 담당자는 누구였을까요?)

 

 

 

▲ 별이 다섯... 아니 아직 셋

미친 개튼은 누구 말마따나 트럼프랑 닮아 보이기도 하고.

저때는 친구들이랑 놀 때 비디오 게임의 메뉴 고르 듯, 군인 놀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었죠.

뜬금없이 별 셋 아저씨들은 잘 계시는지...

 

 

 

▲ 드디어 모형 관련 콘텐츠 시작입니다.

독자를 취미 모형의 베테랑으로 만들기 위한 비밀 테크닉을 소개해 준다고 하지만...

박스아트를 참고로 색을 칠하라거나, 만들기 어려운 키트를 무리해서 살 필욘 없다거나, 모형점 사장님께 모르는 건 물어보라는 충고는 지금도 통용되는 상식적인 내용입니다.

사포가 #380 ~ #800 사이인 건 다분히 예스럽습니다.

 

 

 

▲ 퍼티 코팅이란게 치메리트 코팅을 말하는 듯

찌메리트 코팅 관련해서는,

  • 퍼티를 두껍게 칠하지 않도록 주의
  • 1944년 이후 독일군 차량에 칠(코팅)할 것
  • 차체 옆부분만 코팅할 것

라고 적혀있는데 설명이 얕고 부실합니다..

사진에 일러스트처럼 늘린 런너로 안테나 만드는 스킬이 소개되어있고 난간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네요.

 

 

 

▲ 색칠 포인트

추억의 보카시 붓 만들기.

보카시 붓은 기성품도 있으나, 주로 수명을 다한 붓을 위 사진처럼 털을 잘라서 만들어 쓰곤 했는데 라이터로 털 끝을 살짝 지져주는 마무리가 위 기사에는 없습니다.

사진 해상도가 떨어질 땐 이렇게 그림으로 설명해주는 게 더 쉽고 명확합니다.

 

 

 

▲ 4호 전차의 쉬르첸에 쓰인 모듈레이션 기법?

길가에 보이는 트럭을 색칠에 참조하라는 조언은 지금도 우효유효하죠.

인터넷 검색이 일상인 세상이라 잘 칠한 모형뿐 아니라 참고하기 좋은 해상도 좋은 실물사진이 넘치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뭔가 자료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는 게 아이러니긴 하지만요.

 

 

 

▲ 모형으로 주목을 끄는 좋은 방법

정밀하게 축소해 놓은 모형은 그 존재만으로도 눈에 띄는 소품이지만, 겉모습에 그치지 않고 내부까지 재현한 경우 주목도가 높아집니다.

그중 Cutaway 방식은 눈에 띄는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 홍보를 위한 미니어처나 디스플레이 샘플로 여전히 많이 쓰는 이유이죠.

 

 

 

▲ 컷-어웨이 라고해서 자른다고 다가 아닙니다.

저때도 '레이저 소우'에 해당하는 '마이크로 톱'이란 도구를 썼네요.

실톱은 실과/기술 시간 실습 때문에 써본 기억이 납니다.

저라면 전동 툴을 썼을 거 같습니다.

 

 

 

▲ 컷-어웨이 하고 노출되는 내부가 비어있으면 허당이죠.

우리나라에서 반다이 금형으로 생산한 욘파치가 있었다는 도시 전설이 있지만, 전국 구석구석 유통된 건 아니었는지 중학교 3학년 때, 아마도 악성 재고의 끝자락이었을 아카데미과학에서 나온 1/48, BMW R75 사이드카를 개조해서 친구에게 선물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습니다.

(우표와 동전 수집이 취미였던 홍범이는 잘 살고 있는지... 늘 맛있는 도시락 반찬을 싸오다 보니 점심시간마다 루팡 당하던 친구인데, 달라고 안 해도 저한텐 먼저 다가와서 같이 먹자며 나눠주던 중학교 동기가 생각납니다.)

프라모델을 좋아했어도 모형점 죽돌이는 아녔고, 주어진 환경에서 접할 수 있는 짧은 우연만이 모형을 접할 기회였던 시절이라 프라모델과 접접이 적었던 시기에 반다이 금형 제품이 유통되었나 봅니다. (비운의 쌍곡선)

우연히 눈에 보였을 땐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고, 예산이 생겨서 사러 가보면 팔려서 없고, 사장님은 더 입고할 생각 없으시고, 하루 평균 통학 거리는 왕복 5시간이나 걸렸고...

 

 

 

▲ 지키고 싶은 반다이 콜렉션이 있(었)어!

1/72 AFV 키트를 3D 프린터로 정밀하게 내부 인테리어까지 재현하는 세상입니다.

작업 공간과 완성품 진열할 자리 확보로 분투해야 하는 모형 생활에 작고도 정밀한 키트는 가지고만 있어도 행복하죠.

대략 반세기 전에 내부 재현까지 완벽한 반다이의 욘 파치를 보고 있으니 시대를 너무 앞선 멋진 제품 기획이었고 포기?는 빨랐던 게 아닌가 싶어 아쉽습니다.

(절판한 설득력 있는 사연이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합니다)

 

 

 

▲ 역시 모형의 즐거움은 컬렉션과 호환!!!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같은 스케일 안에서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재미로 콜렉션이 가능하죠.

가끔 크로스 오버가 주는 의외성도 모형을 즐기는 즐거움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경계 전기를 욘파치 옆에 놓고, 유니온 모델의 보톰즈를 위해 타미야 MM시리즈를 소품으로 써도 되는 겁니다.)

 

 

 

▲ 욘파치 안에서도...

주력 전차를 국가별로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위 사진처럼 셔먼만 만드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책이 나온 시점이 타미야에서 MM 셔먼을 내놓기 무려 6년 전임을 감안하면 반다이는 밀리터리 제품의 기획력과 스토리가 탄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전선별로 모으는 방법의 예

이 경우는 역사 사진의 한 장면을 실사를 참고로 디오라마로 재현하는 것으로 응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반다이에서 욘파치 라인업을 기획할 때 크게 그림을 그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 모델러로서 즐거운 지점입니다.

책에서 추천하는 반다이 욘파치를 이용한 각각의 콜렉션 모두 일정한 밀도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저라면 ...... 소프트스킨이겠네요.

단순히 제품의 나열이 아닌 컨셉을 담아 정리가 되었을 때 이야기가 있는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옵니다.

이웃 Like A Live님의 나숄운 작업을 보고 있자니 오픈탑 차량도 솔깃합니다.

요즘 AFV 키트의 경우 1/72 스케일에 관심이 쏠려있는데 비교적 제품군이 많은 드래곤으로는 성이 안차던 중 Flyhawk 제품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저의 AFV 제품 선택 기준은 연질 트랙은 지양하고 OVM류의 디테일이 구매 결정력을 장악합니다.)

 

 

 

▲ 모델러의 본능, 개조

키트를 있는 그대로 만들기만 했으면 누가 모형 서적을 샀겠습니까?!

최소 색칠 정도는 해야 고객들이 유료 콘텐츠에 지갑을 열죠.

두 제품 뜯어서 출시되지 않은 모델을 만드는 기사는 실력자에게 도전을, 입문자에게는 목표를 제시합니다.

 

 

 

▲ 예나 지금이나,

실력자는 그 클래스를 결과로 입증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1.2mm 프라판보다 1.5mm와 0.5mm가 많이 보입니다.

포방패에 쓰인 퍼티는 베이식 아니면 에폭시겠지만, 그 당시의 기록이라는 의미에서 상세 정보가 없는 건 아쉽습니다.

 

 

 

▲ '모형에 꽃이 피었군.' 프라모델의 꽃, 디오라마

자사 제품이 풍부할 땐 이렇게 기획 기사를 쓰기 편하다는 장점을 타미야의 디오라마 가이드 북에서 보았듯, 반다이의 욘파치 역시 자사 제품만으로 다양한 디오라마를 연출할 수 있다는 확장성을 보여줍니다.

즉, 차량 키트는 기본이고 피규어와 디오라마에 쓰기 좋은 소품이 있었습니다.

차량 단품들도 웬만하면 다 인형이 들어있습니다.

(오... 근본 있는 완구 기획!)

 

 

 

▲ 만능의 목공본드는 저때도 있었습니다!

어떤 장면을 연출할지 자료와 재료, 그리고 도구를 준비하라고 알려줍니다.

검색만 없다 뿐이지 저 당시에도 양질의 자료는 많았을 겁니다.

(무성영화 전성시대의 독일엔 관련 영화잡지가 수십여 종이 있었다고 하죠.)

모형 잡지를 구독하기 시작한 90년대 하비 재팬 흑백 광고 페이지의 양서 수입업체가 기억납니다.

 

 

 

▲ 대서양의 벽, 노르망디의 요새

150mm급 포가 은닉하고 있는 토치카.

도버해협을 면하고 있던 포대가 547문이었는데 노르망디수통에는 47문 밖에 없었다는 고증도 잊지 않고 적었습니다.

모형을 만들면서 고려할 고증 관련 조언은,

  • 시대(시기) : 해당 차량이 언제 쓰였는지 생각해 보자
  • 도장과 마킹에 주의하자
  • 계절과 장소는?
  • 위의 조건에 해당하는 부대는 어디였는지

정도입니다.

 

 

 

▲ 왼쪽은 표지 안쪽에 컬러로 실려있던 '캉 공방전(1944년 6월~8월)' 디오라마의 제작 기사

그리고 이어지는 반다이 욘파치 카탈로그입니다.

독일 전차 중 제가 좋아라 하는 1호 전차는 없지만, 그래도 구색이 좋습니다.

당시 커피 한 잔이 230엔, 영화 한 편에 1,000엔 하던 시절임을 감안하고 제품 가격을 참고해 보니 커피 한 잔 값이면 단품을, 영화 한 편이면 차량 한 두 대에 소품도 살 수 있는 예산이 잡힙니다.

 

 

 

▲ 중간중간에 일러스트가 귀엽습니다.

오... 제품화된 2차 대전 차량만 보자면 이 책이 인쇄된 시점을 기준으로 타미야의 1/35 MM 시리즈와 비교해도 제품 수에 있어서는 현용 빼고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누차 언급했듯이 전체적으로 제품 발란스가 좋아서 대전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이템 고르는 재미가 있겠습니다.

이 정도면 2차 대전사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워게임하는 기분이었을 거 같습니다.

 

 

 

▲ 인형 세트도 있고 디오라마용 소품도 보이고 익숙한 이름(오른쪽 노란색 마킹)도 보입니다.

그러니까 아카데미과학의 내부 재현형 인젝션 티이거 이전에 이미 욘파치로 출시했던 반다이가 있었다~라는 거죠.

속, 속였구나 샤아, ... 아... 아니 아카데미!

아시는 분은 기억하실지도 모를 타미야의 1/25 타이거 I형(タミヤ 1/25 ドイツ重戦車 タイガーI型) 역시 파츠 수 300개를 넘는 내부 재현형 모델로, 기록상으로는 1969년 첫 발매라고 합니다.

이렇게 생존하고 계신 금형은 가끔 잊을만~~~ 하면 여전히 추억 영점조절 중이시고요.

 

タミヤ 1/25 戦車シリーズ  ドイツ重戦車 タイガーI型 (ディスプレイ)

 

www.tamiya.com

 

 

 

위키를 보면 아카데미과학의 1985년 카탈로그에 반다이 금형으로 만든 1/48 제품 10개가 실려있다고 나오는데요.

뽈랄라 현태준님의 책에도 일본의 써니 サニーインターナショナル를 통해 반다이 금형 10종을 1984년에 수입했다고 나옵니다.

런너 태그에는 반다이 만세 로고와 Made In Japan 각인 수정 없이 발매했지만 키트의 가치를 알아볼 여유가 없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작품 제작 항목에 '캄프그루페 지벤(Kampfgruppe Sieben/제7전투여단)'은 일본의 유명을 넘어 전설이란 수식어가 붙는 모형 클럽(?)으로, 일러스트를 담당한 토우고우 류우(東郷 隆)라는 분 역시 위의 '캄프그루페 지벤(7인의 전투 집단)' 멤버이자, HJ과 모델 아트에 모형 제작기사를 투고하신 전차 관련 필진으로 아머 모델링 부편집장의 트윗에도 등장합니다.

(링크 트윗 사진 맨 오른쪽에 계신 분)

 

이 책은 1975년 10월 5일(일요일!)에 나왔고 가격은 당시 커피 한 잔(230엔) 보다 80엔이나 저렴한 150엔입니다.

참고로 같은 해 하비재팬 가격은 134페이지, 450엔입니다.

미국 주력전차 M1 에이브람스는 개발 중이던 시기이며, 타미야가 2차 대전을 대표하는 미군 전차인 셔먼을 디스플레이 전용 MM시리즈로 출시한 건 이로부터 6년 뒤인 1981년 11월입니다.

 

이렇게 반다이에서 밀리터리 키트를 다시! 만들어줬으면 하고 바랬고 또 바라고 있는 근거를 포스팅해봤습니다.

자동차의 반다이도 있긴 합니다만...

 

 


 

 

설마, 욘파치라서?

▲ 48페이지 (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