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친구 따라간 도서관에서 영접하고 최고의 그림 길잡이가 되어 준 그 책의 원본입니다.
우리말 번역본은 이사 중에 분실한 걸로 예상하고요.
좋아하는 책의 원본이 어떻게 생긴 건가 궁금해서 90년대 초반에 샀고 '레프트-1985년, 라이트-1986년', 두 권 모두 초판본으로 기특하게 보관 상태도 무척 좋습니다. 하하핫!
저 시절의 무 판권 해적판 시장의 혜택은 본 편이고 양심적인 소비를 선택할 옵션은 물론 그런 개념도 없이 가치소비를 해버렸기에 딱히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어느 나라나 거치는 과정이라는 무지성 치트키st. 이유는 아니고 '이제 와서 딱히 어쩔라미?'... 랄까.
시장이 만드는 가격이라는 냉정함 안에서 보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원서보다 해적판이자 번역본 가격이 더 비싸게 유통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마치 일부 아카데미과학의 옛날 카피 키트나 출판물이 원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걸 보면 희소성이랑 개인에게 의미하는 효용 가치로 가격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이런 포맷의 그림 작법서의 시초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봐도 공부가 되는 좋은 지침이 적혀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책들도 좋아서 딱히 이 책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뭘 사야 할 지 고민될 땐 그냥 '앤드루 루미스 Andrew Loomis' 작가의 책을 사시면 됩니다.
인쇄를 마친 양산품 안에 정오표로 오류를 수정해야 하는 때가 있는데 제일 감동(?)했던 경험은 위와 같이 오류가 있는 페이지에 정확하게 정오표를 넣어주면 괜히 뭉클했습니다.
(이후에 나온 개정판에는 당연히 수정했으나, 뭐랄까, 정성스레 넣어 준 정오표가 하나의 한정판 콘텐츠로 확장한 느낌이라 더 좋습니다!!!)
실수를 인정하는 미안한 마음에 소비자의 노동을 최소화하려는 번거로움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은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전해집니다.
(사람이 하는 일 실수는 있을 수 있고 정오표라도 넣어주면 충분히 이해합니다)
프라모델 설명서 오류를 지적하면 타미야나 외국 업체도 흔히 하는 실수를 우리나라 업체에만 엄중한 잣대를 들이민다며 핏대를 세우곤 하는데, 국적 관계 없이 정오표를 넣어주거나 제조사 사이트에 따로 표시만 해줘도 되는 사후 서비스 범위 안에서 마무리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분들이랑 말을 잘 안 섞는 이유는 '그런 너는 맞춤법 다 지키면서 글 쓰냐?'라는 비약도 서슴지 않는 감정 소모로 이어질 때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책상에 앉으면 손 닿는 물건에 담긴 추억을 엮어보자 시작한 포스팅을 돌이켜보니 유물론자로 보이기도 합니다.
모닥불 쬐는 듯한 쪽팔림은 제 몫이고요.
비정상이 일상이 되어 무감각해지는 요즘 잠깐이나마 옛 기억을 곱씹어 보면서 조금은 기분 전환이 되었습니다.
책 값이 이렇게 비쌌나?
내가 먹는 100원짜리 과자가 만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전이되었던 물가 인상 뉴스에 혼자 불안해했던 어릴 적 기억이 너무 오래되어 딱히 물가 내리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 이상 과잉 걱정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여기지만, 가끔 해외 원서보다 비싼 가격에 나오는 번역본을 보면 예전 책 가격을 복습해 봅니다.
불만은 비싸진 책 가격에 안 어울리는 출판사의 사후 서비스를 보면 생기는데, 이를테면 40년 가까이 오래, 많이 팔아온 학습만화의 사소한 오자를 정말 사소하게 생각하고 홈페이지에조차 따로 알림 없는 대형 출판사도 종종 보입니다.
(위에 언급한 프라모델 설명서 오류도 그렇고요)
책 표지를 멋지게 꾸민다고 타발해서 모양을 낸 책은 바로 옆에 책을 꽂으면 표지가 그 구멍에 씹혀 들어가면서 찢어지는 불상사를 일으키는 못된 디자인이지요.
오블완이 끝났다고 일상에 날짜변경선의 반전 같은 여유가 오는 건 아니지만, 손으로 쓰는 다이어리로는 절대 불가능한 기능이 많아서 블로그를 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예약 글은 오블완으로 인정 안 하는 룰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준비하지 못했는지 미자격 글 하단에도 해시태그 자동 입력 버튼이 보였고, 글을 수정하면 수정한 시점에 작성한 글로 갱신되는 초기 오류를 보면 타인이 짜 놓은 틀 안에서 규정되는 보이지 않는 손은 현상을 보고 나야 알게 되는 '버스터 키튼'의 영상 트릭같았고요.
섭종 없이 오래가는 서비스가 되길 바람은 개인의 희망만으로 지킬 수 있는 건 또 아니다 보니...
갈 길도 멀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아서 후회할 침묵은 없습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면 반드시 하게 되는 '~할걸' 릴레이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할걸'로 바꾼 나의 인생 트랙이 예상치 못한 선택으로 가는, 내가 원하는 결말로 향하는 길이 아닐 수 있다는 변수라는 사실에 더해 상대적인 거라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안 하려고요.
손에 낙王서 하고 다니는 사람놈을 지지했음을 후회해 봤자 그 낙王서를 한 사람놈은 평생 그 덕분이라고 생각할걸요?
주 6일 마감 완주 기념으로 내일은 무슨 피자를 먹을지 고민할 예정입니다
간만에 맥주도 반 잔! 할까 싶습니다.
서로에게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주신 이웃분이랑 함께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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